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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사의 응원에도.. 한용덕 감독의 아쉬운 한판

은사의 응원에도.. 한용덕 감독의 아쉬운 한판

발행 : 2018.09.08 07:00

심혜진 기자
김영덕 전 빙그레 감독.
김영덕 전 빙그레 감독.


"이제는 가슴이 아리네요. 차라리 혼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7일 수원 KT위즈파크에 반가운 손님이 등장했다. 바로 김영덕 전 빙그레 감독이다. 제자인 한화 이글스 한용덕 감독과 KT 위즈 김진욱 감독을 만나 격려를 해주고 가기 위함이었다.


잠시 감독실에서 대화를 나누고 나온 한용덕 감독은 '은사' 김영덕 전 감독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김 전 감독은 1988년부터 1993년까지 한화(당시 빙그레)를 이끌며 4차례 한국시리즈 진출, 4회 준우승을 일궈낸 명장이다. 특히 1986년 첫 프로야구 무대에 선 신생팀을 2년 만에 강팀으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한용덕 감독과의 인연은 깊다. 김영덕 전 감독이 천안북일고 감독을 지내던 시절부터 사제의 연을 맺어온 두 사람은 한용덕 감독이 부상으로 접었던 야구를 다시 시작하려고 할 때 한화에 연습생으로 입단하는 과정을 도운 사람이 바로 김 전 감독이다. 이후 연습생(신고선수)에서 정식 선수로 만들고, 팀의 주축 선수로 키운 것도 김 전 감독이다.


한용덕 감독은 김영덕 전 감독의 믿음 아래 성장했고, 1990년 13승을 거두며 팀의 핵심 멤버로 입지를 다졌다. 김영덕 감독 체제였던 6년 동안 한용덕 감독은 통산 53승을 따냈다.


한용덕 감독.
한용덕 감독.

그렇게 쌓인 사제의 정은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한화 관계자에 따르면 김 전 감독은 가끔씩 야구장을 방문해 제자에게 덕담을 한다고 한다. 이날 김 전 감독은 짧게 한용덕 감독과 대화를 나눈 뒤 돌아갔다. 타격 훈련을 진행하던 장종훈 수석 코치와는 인사를 했지만 외야에서 투수 훈련을 맡고 있던 송진우 코치와는 인사를 나누지 못했다. 한용덕 감독이 송 코치를 부르려 하자 선수들 훈련시키는데 방해하지 말라며 만류하고 돌아섰다.


한용덕 감독은 김영덕 전 감독에 대해 "그분이 있었기에 내가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한다.


언제나 한용덕 감독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사실 꾸중에 더 가깝다고 한다. 한 감독은 "오늘도 혼나고 나왔다"고 웃은 뒤 "사실 감독 부임 발표가 났을 당시에는 아무 말이 없으셨다. 그런데 시즌 초반 한화가 못하자 코칭스태프(송진우·장종훈 코치)에게 전화해서 꾸중을 하셨다고 하더라. 요즘도 전화로 혼날 때가 많다. 아직도 나는 혼나야 되는 나이인가 보다"고 멋쩍어했다.


그러면서도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세월의 흔적이 보여서다. 그는 "차라리 혼내시는 게 낫다. 요즘 들어서는 약한 모습을 보이신다. 늙어가시는 게 보여 가슴이 아리다"며 "좋은 길로 인도해주는 길라잡이 역할을 해주시는 분이다. 참 반듯하시고 배울 점이 아주 많다"고 존경심도 드러냈다.


은사의 응원을 받고 나선 한용덕 감독은 좋은 경기로 보답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되지 못했다. 아쉽게 이날 한화는 4-12로 패했다. 선발이 조기에 무너지고, 불펜 마저 흔들리면서 패할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3연승이 마감됐고, 하루 만에 다시 3위로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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