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의 탁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모두 한 자리에 모였다.
대한탁구협회는 14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KTTA AWARDS 2025'를 열고 지난해 많은 활약을 펼친 선수와 팀, 임직원들을 치하했다.
이태성 신임 회장 취임과 더불어 새로운 걸음을 내딛고 있는 협회는 지난해 부산 세계탁구 선수권대회 개최 여파로 연기돼 '전년도 유공자'를 표창하는 소규모 행사로 치렀던 시상식을 보다 권위 있는 대규모 이벤트로 변모시켜 새 출발의 상징성도 부여했다. 식전 행사로 레드카펫 및 포토존 사진 촬영, 영상 촬영 및 인터뷰 등으로 분위기를 달군 뒤, 본 행사인 시상식에서도 화려한 영상과 특수효과를 가미해 현장을 뜨겁게 했다. 명칭도 규모도 형식도 시대에 어울리는 '잔치'로 화했다.
1부 행사엔 전·현직 회장 이·취임을 기념하는 순서를 먼저 진행했다. 전임 회장인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당선인이 참석한 가운데 회장 재임시절 활약상을 담은 영상을 헌정했고 유 전 회장은 이임사를 겸한 축사로 화답했다. "지난 5년간 많은 일이 있었다. 문제없이 해낼 수 있었던 것은 탁구인 여러분들이 힘을 모아주신 덕분"이라면서 "보다 훌륭한 회장님을 모셨으니 그 이상으로 힘을 모아 더 큰 성취를 이뤄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특별상 수상에 앞서 탁구협회에서 준비한 헌정 연상을 받은 유승민 회장은 "예상 못했다. 은퇴식을 하진 못했는데 힘든 때도 있었고 지금도 부담감이 있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나 혼자 이룬 건 없다. 행정가 땐 어린 제자뻘이고 후배지만 선배님이 더 뛰어주셨고 여러 분야에서 도움도 주셨다. 그렇기에 지금에 이를 수 있었다. 숨가쁘게 달려왔다. IOC 위원 끝나고 1년 정도 쉬고 싶었는데 시대적 사명감에 사로잡혀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 모든 탁구인 여러분들께 감사하고 존경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 앞으로도 더 힘쓸테니 많이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이태성 회장이 협회 새 수장으로서의 다짐을 전했다. 별도 이임식도 취임식도 생략했던 전·현직 회장은 2024년을 결산하고 2025년의 문을 여는 자리에서 매우 적절한 인사를 전할 수 있었던 셈이다. 새로운 리더십 아래 탁구의 영향력을 확장하고자 하는 협회의 의지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한국탁구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게 된 이태성 회장은 "무겁지 않은 인연으로 시작했는데, 이렇게 발전의 한 축을 담당하게 돼 영광"이라면서 "유승민 전임 회장님을 비롯한 탁구인 여러분들이 지금까지 헌신해온 노고에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인사했다. 이태성 회장은 특히 "많이 듣고 많이 배우겠다. 협회의 일이 기쁨의 통로가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여 좌중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단상에서 손을 맞잡은 두 회장의 모습은 한국탁구 새 시대의 의미 있는 이정표로 남을 것이다.

이어진 2부 시상식에서 2024년 최우수선수상 영예는 국가대표 신유빈(21·대한항공)에게 돌아갔다. 신유빈은 지난해 파리올림픽에서 임종훈(한국거래소)과 함께 딴 혼합복식 동메달로 12년간 막혀있던 올림픽 메달 물꼬를 열었으며 전지희(33), 이은혜(30·대한항공)와 함께 뛴 여자단체전에서 16년 만의 여자탁구 올림픽 메달을 획득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연말 ITTF 혼성월드컵에서도 한국의 연속 준우승에 기여했다. 신유빈은 멋진 트로피와 함께 5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신유빈은 지난해 KTTA 어워즈에서도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한 주인공이다. 당시는 2023 더반 세계선수권대회 여자복식 은메달, 항저우아시안게임 전 종목 메달 획득 등이 근거였다. 이례적인 2년 연속 최우수선수상 수상으로 현 시점 한국탁구 최고 스타로서의 위상을 증명
했다. 신유빈은 본상 외에 특별부문으로 시상된 인기상도 수상했다.
신유빈은 "작년에 이어 또 이렇게 최고상을 주셔서 기쁘고 영광스럽다. 응원하고 도움주신 협회 관계자분들, 많은 지도를 해주신 선생님들께도 감사드린다. 아직까지는 부족한 실력이라고 생각한다. 더 잘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그럴 수 있도록 더 노력하라는 의미에서
이 상을 주신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욱 열심히 뛰겠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신유빈의 최우수선수상 수상에 이어 파리올림픽에서 신유빈과 함께 중요한 메달을 목에 걸었던 남자대표 임종훈(28·KRX)과 여자대표 전지희는 우수선수상을 수상했다. 앞서 은퇴식을 진행한 전지희는 제대로 '유종의 미'를 거뒀고, 임종훈 역시 "더욱 열심히 할 것"을 다짐했다. 임종훈과 전지희의 우수선수상 역시 지난해 결산에 이은 2년 연속 수상이다.
그 외에 선수 부문 주요 시상으로는 지난해 WTT 유스시리즈에서 많은 활약을 펼친 김가온(두호고, 현 한국거래소)과 박가현(대한항공)이 남녀 신인상을 받았다.
그밖에 지난해 대한탁구협회 주최, 주관 전국대회 남고부 단체전을 모조리 휩쓴 두호고와 장세호 감독은 최우수단체상과 최우수지도자상을 수상했다. 각종 대회 단체전 3회 이상 우승을 기록한 대전동문초(남초), 영천포은초(여초), 대전동산중(남중), 청양군탁구협회U15(여중), 상서고(여고), 경기대(남대), 인천대(여대), 미래에셋증권(남일반)은 우수단체상을 수상했고, 해당 팀 지도자들 역시 우수지도자상을 받았다. 심판상은 김연경, 김미옥 국제심판이 수상했다.
경기부문 외에 각 시·도지부 및 연맹 임원들을 대상으로 한 공로상과 2023 평창아시아선수권, 2024 부산세계선수권, 2024 파리올림픽 등 연이어진 굵직한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전임 집행부 주요임원들의 노고를 기리는 특별상 등도 시상됐다. 본상 외에 지난해 11월 ITTF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첫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좋은 성적을 거둔 청소년대표팀 선수단에게 별도로 성과를 포상한 것도 이날 시상식의 주요 순서였다.
협회는 또한 시상식 마지막 순서로 전지희 선수의 은퇴식도 함께 마련해 각별한 눈길을 끌었다. 10년 넘게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한국 여자탁구의 위상을 지탱해준 전지희는 감회 어린 표정으로 무대에 올랐다. 협회로부터 감사패를 전달받은 전지희는 "한국에서의 선수생활 동안 끊임없이 지원해주시고 응원해주신 협회와 팬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선수는 이제 그만두지만 한국탁구에 힘이 되는 길이 있다면 선수 때보다도 더 열심히 하겠다"고 한국의 탁구팬들에게 선수로서의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이번 시상식은 이전에 비해 그 규모를 키우고 권위를 살리면서 수상자들에게 긍지를 안기는 한편 대내외에 탁구 스포츠의 위상을 과시하는 효과도 창출했다. 3부 행사 축하연을 통해 만찬 및 네트워킹으로 탁구인들 상호간 유대를 강화하기도 한 'KTTA AWARD 2025'는 새로운 집행부와 함께 대한탁구협회의 새로운 시작을 공표하는 의미도 담아 더욱 각별한 현장이 됐다.
▷ KTTA AWARDS 2025 수상자 명단
■ 경기부문
▶ 최우수선수상=신유빈(대한항공)
▶ 우수선수상(2)=전지희(미래에셋증권), 임종훈(한국거래소)
▶ 최우수단체상=두호고등학교(남)
▶ 우수단체상(8)=대전동문초등학교(남), 영천포은초등학교(여), 대전동산중학교(남), 청양군탁구협회U15(여), 경기대학교(남), 인천대학교(여), 상서고등학교(여), 미래에셋증권(남)
▶ 최우수지도자상=장세호(두호고코치)
▶ 우수지도자상(8)=김용수(동문초 코치), 신병학(포은초 코치), 백경준(동산중 코치), 이수빈(청양군
탁구협회 코치), 이재욱(경기대 감독), 고관희(인천대 감독), 서민정(상서고 코치), 이정춘(미래에셋 코치)
▶ 심판상(2)=김연경, 김미옥
▶ 신인상(2)=김가온(두호고), 박가현(대한항공)
■ 공로·특별부문
▶ 공로상(11)=이진영(세종탁구협회 부회장), 오원태(충남탁구협회 회장), 구정모(경북탁구협회 전부회장), 이병술(경남탁구협회 회장), 김주연(대학탁구연맹 회장), 최정안(실업탁구연맹 부회장), 박석인(광주탁구협회 전 회장), 유시흥(강원탁구협회 전 회장), 장순종(충북
탁구협회 전 회장), 심은석(초등연맹 전 회장), 박일순(중고연맹 전 회장)
▶ 특별상(10)=유승민(제25대 대한탁구협회 회장), 김택수(대한탁구협회 전 부회장), 김홍균(대한탁구협회 전 부회장), 김태련(대한탁구협회 전 부회장), 박형순(대한탁구협회 전 부회장), 최영일(대한탁구협회 전 부회장), 임영규(대한탁구협회 전 부회장), 안국희(대한탁구협회 전 전무이사), 정해천(대한탁구협회 전 사무처장), 김경준(대한탁구협회 원로)
▶ 인기상=신유빈(대한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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