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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행복했어요" 떠나는 전지희, '단짝' 신유빈도 끝까지 축복을 빌었다 [KTTT AWARDS 현장]

"너무 행복했어요" 떠나는 전지희, '단짝' 신유빈도 끝까지 축복을 빌었다 [KTTT AWARDS 현장]

발행 : 2025.02.14 18:51

수정 : 2025.02.15 11:44

청계천로=안호근 기자
전지희(왼쪽)와 신유빈이 14일 KTTA 어워즈 2025를 앞두고 인터뷰 이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전지희(왼쪽)와 신유빈이 14일 KTTA 어워즈 2025를 앞두고 인터뷰 이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행복했으면..."


오랫 동안 호흡을 맞춰 온 환상의 짝꿍이 이별을 앞두고 같은 뜻을 나타냈다. 서로의 앞길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 뿐이었다.


전지희(33)와 신유빈(21·대한항공)은 14일 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KTTA AWARDS 2025'를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졌다.


은퇴를 선언한 전지희와 2년 연속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하며 한국 탁구 최고 스타로 발돋움한 신유빈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고 특별한 자리를 가진 것이다.


전지희는 중국서 귀화한 역대 한국 탁구 선수 중 최고의 성적을 냈다. 2011년 한국으로 귀화한 뒤 2014년부터 국가대표로 뛰며 올림픽 동메달 1개, 세계선수권 은메달 1개와 동메달 1개, 아시안게임 금메달 1개와 동메달 5개, 아시아선수권 금메달 1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 등 총 14개의 메달을 한국의 품에 안겼다.


전지희(왼쪽)와 신유빈이 2024 파리 올림픽에서도 호흡을 맞췄다. /사진=뉴시스 제공
전지희(왼쪽)와 신유빈이 2024 파리 올림픽에서도 호흡을 맞췄다. /사진=뉴시스 제공

이 중 대부분은 신유빈과 함께 이뤄낸 쾌거였다. 특히 2020 도쿄올림픽부터 신유빈과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2023년 5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여자복식에서 36년 만에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그해 8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21년 만에 여자복식 금메달을 수확했다. 지난해 8월 2024 파리 올림픽에서는 여자 단체전 동메달을 합작하면서 한국 탁구의 새로운 전성기를 알렸다.


그러나 전지희는 은퇴를 선언했다. 이날은 공식적으로 둘이 함께 하는 마지막 공식석상이었다. 전지희는 "한국에서 14~15년간 뛰었다. 어릴 적부터 가족과 생활을 못했다"며 "가족이 그동안 기다려줬다. 조금 쉬려고 한다"며 "선수하는 동안은 가족 생활이 없었다. 이제 몸도 좀 쉬고 탁구만 계속 쳐서 다른 생활도 해보고 싶다.


신유빈은 국가대표로서 거의 모든 시간을 전지희와 했고 전지희는 신유빈이 있었기에 세계 무대에서 굵직한 커리어를 써낼 수 있었다. 서로를 향한 마음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애틋했다. 둘은 사전에 이야기를 하지 않았음에도 공교롭게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시상식을 찾았다. 그만큼 말하지 않아도 호흡이 잘 맞는 둘이었다.


전지희는 "한국에 안 왔으면 전지희라는 탁구 선수가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쉬움은 하나도 없었다"며 "유빈이와 너무 잘 맞았다. (세계선수권 우승) 트로피에 이름을 남기지 못한 게 아쉽다"고 전했다.


신유빈은 "세계선수권이나 아시안게임이 좋은 성적을 줬지만 첫 대표팀에 들어갔을 때부터 전지희라는 선수와 한 체육관에 있다는 게, 함께 연습하는 게, 복식에서 호흡을 맞춘 게 모두 너무 신기했다"며 "마지막까지 복식을 하면서 좋은 성적을 내서 모든 순간이 감사했고 기분 좋은 순간이었다"고 특별한 애정을 나타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복식 금메달을 목에 걸고 애국가에 맞춰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느 전지희(왼쪽)과 신유빈. /사진=뉴스1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복식 금메달을 목에 걸고 애국가에 맞춰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느 전지희(왼쪽)과 신유빈. /사진=뉴스1

은퇴 소식에 철렁했다는 신유빈은 그럼에도 오랜 파트너의 앞날에 축복을 기원했다. "청두 혼합 대회가 끝났을 때 언니가 눈물을 흘리며 안아줬다. 그걸 보고 어느 정도 '은퇴를 할려나' 생각이 들었다. 그 뒤 연락해 말을 해줬다. '정말 현실로 다가왔구나' 생각했다"며 "솔직히 말하면 언니와 더 오래하고 싶은데 그런 말을 하면 언니가 편하게 못 지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껏 너무 좋은 성적을 내줘서 감사하고 언니의 행복을 바란다고 했다"고 밝혔다.


전지희도 신유빈에게 할말이 많았다. 그는 "유빈이를 보면 국민 스타인데 같이 있어서 너무 자랑스러웠다. 유빈이 나이에 주목을 많이 받았다는 건 좋지만 자기 감정을 많이 숨기는 것 같다고 느꼈다"며 "운동 선수는 계속 그럴 수 없는데 계속 참고 큰 대회에서도 스트레스를 이겨내야 한다는 것에 어느 순간엔 마음이 많이 아팠다. 주목 받는 만큼 스트레스도 커지기 때문이다. 유빈이가 아프지 않게 탁구를 계속 행복하게 쳤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이어 "앞으로 유빈이가 잘할 때도 있고 못할 때도 있을 것이다. 잘할 때는 응원을 많이 해주고 성적 안 나와도 많이 칭찬해주고 응원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신유빈도 "지금껏 같이 해서 영광스러웠고 대단한 선수와 함께 해 배울 게 많았다. 감사하다"며 "다른 것보다는 언니의 행복만 바라겠다"고 응원했다.


다만 안녕이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다. 전지희는 "나중에는 도움이 필요로 하다면 연락달라. 일단은 다른 걸 조금 해보고 싶다"면서도 "협회나 유빈이나 부탁을 하면 언제든 돕겠다"고 말했다.


본 시상식에서 열린 전지희의 은퇴식엔 신유빈이 트로피를 직접 시상하며 특별한 자리를 가졌다. 전지희는 "너무 행복했다"며 그동안 감사했던 분들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 중엔 신유빈의 이름이 빠지지 않았다. 특별한 콤비는 마지막까지 뜻깊은 장면으로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전지희(왼쪽)와 신유빈. /사진=뉴시스
전지희(왼쪽)와 신유빈.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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