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자이언츠 새 외국인 투수 터커 데이비슨(29)이 심상치 않다. 벌써 자신의 최고 구속에 근접한 공을 뿌리며 일본프로야구(NPB)팀들을 상대로도 전혀 밀리지 않는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데이비슨은 1일 일본 미야자키 미야코노조 구장에서 열린 지바 롯데 말린스와 구춘리그 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3피안타 3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지난달 23일 NPB 세이부 라이온즈전 2이닝 0피안타 3볼넷 3탈삼진 1실점에 이은 2경기 연속 쾌투다. 전 경기에서 시속 148㎞의 공을 던졌던 데이비슨은 이날 최고 151㎞로 구속을 더 끌어올리면서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투구 수는 총 52구로 직구 23구, 슬라이더 14구, 스위퍼 11구, 커브와 포크 각각 2구씩 골고루 던졌다.
초반에는 다소 고전했다. 1회 선두타자 와다를 삼진으로 잡은 데이비슨은 오카에게 볼넷, 아이토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네프탈리 소토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았으나, 이시가키에게 볼넷을 내줘 2사 만루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이케다를 삼진으로 솎아내며 첫 실점 위기는 벗어났다.
2회에도 미야자키에게 우익수 방면 2루타를 허용해 위기 속에 시작했다. 다무라를 1루수 땅볼, 오가와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냈으나, 와다에게 볼넷을 허용해 위기가 계속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오카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면서 무실점으로 마무리했다.
매 이닝 안타를 허용했다. 3회 아이토를 1루수 파울플라이, 소토를 우익수 뜬공 처리했으나, 이시가키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후속타자 이케다를 2루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과연 월드시리즈 우승 투수다운 위기 관리 능력이었다. 데이비슨은 롯데가 올 시즌 95만 달러(보장 금액 85만 달러, 인센티브 10만 달러)를 주고 데려온 선수다. 지난해 1선발이자 전체 이닝 1위(196⅔이닝) 애런 윌커슨(36)과 결별하고 영입했다.
롯데는 계약 당시 데이비슨에 대해 "투구 타점이 높고 디셉션이 좋으며 직구, 슬라이더, 커브, 스플리터 등 다양한 구종을 완급 조절하며 던질 수 있는 선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스탯캐스트에서 데이비슨은 6개 구종이 기록됐는데, 특히 좌완투수가 많이 던지지 않는 스플리터 구사율이 20% 가까이 됐다.
데이비슨은 2020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데뷔해 빅리그 통산 56경기(17선발)에서 4승 10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5.76을 기록한 평범한 투수였다. 2021년에 가장 값진 경험을 했다. 그해 정규시즌은 4경기 등판에 그쳤으나, 2차례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면서 가능성을 보였고 월드시리즈 마운드에도 올랐다. 5차전 선발 투수로 나서서 팀 승리에 기여했고 당당하게 우승 멤버가 됐다.
또 이날 호투로 그동안 우려 받던 구속 저하에 대한 이슈도 해소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데이비슨은 2022년 평균 시속 93.1마일(약 149.8㎞), 2023년 91.4마일(약 147.1㎞)로 차츰 줄어 우려를 샀으나, 벌써 151㎞를 던지면서 시즌을 기대케 했다.
한편 롯데는 데이비슨에 이어 정현수-박진-박준우-김원중이 차례로 등판해 경기를 마무리했다. 정현수가 1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1삼진 3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박진은 2이닝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분위기를 진정시켰다. 박준우가 1이닝 동안 삼진과 볼넷 없이 안타만 하나 허용했고, 김원중이 1이닝 동안 삼진 하나만 솎아내는 퍼펙트 피칭으로 강력한 뒷문을 자랑했다.
타선에서는 박승욱이 5회초 우월 솔로포를 포함해 2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이외에 장두성, 고승민, 전민재, 최항, 대타 전준우가 안타 하나씩을 뽑아내면서 총 7안타를 쳤으나, 지바 롯데에 3-4로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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