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 물이 썩는다는 말이 있다. 2007년 8월3일 싱글 '다시 만난 세계'로 가요계 첫 발을 내딛은 소녀시대도 예외일 수 없다.
청순한 아홉 소녀의 앙증맞은 춤과 예쁜 외모, 통통 튀는 발랄함은 분명 그녀들에게 날개를 달아줬다. 2009년 전국을 강타한 '지(Gee) 열풍'으로 소녀시대는 명실상부 최고 걸 그룹이 됐다.
하지만 '지' 열풍과 비교해 소녀시대가 올 1월28일 새롭게 선보인 신곡 '오!(Oh!)'는 '지'만큼의 파급력을 갖지 못했다. 대중의 뜨거운 사랑은, 그 열렬함 속 빨리 싫증내는 냉정한 이면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3월 소녀시대가 다시 돌아온다. '지' 보다 더 뜨겁게 가요계를 사로잡겠다며, 17일 이들이 발표한 곡은 '블랙' 콘셉트를 차용해 '블랙소시'란 이름으로 발표한 신곡 '런 데빌 런(Run Devil Run)'이다.
반응은 꼭 1년 전 '지' 열풍을 떠올리게 한다. '블랙소시'로 돌아온 소녀시대는 분 단위, 아닌 초 단위로 바삐 돌아가는 세상에 다시금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진리를 몸소 보여주고 있다. 너무 당연하기에 쉽게 잊어버리는 사실 말이다.
'블랙소시'는 정상에 있을 때 왜 변화의 몸부림이 더 필요한지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소녀시대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관계자도 18일 머니투데이 스타뉴스에 "소녀시대가 '지'나 '오!'를 통해 밝고 희망찬 모습을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도도하고 시크한 느낌으로 변신하는 등 많은 변화를 줬다"며 "소녀시대가 최고의 위치에서 도전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고 밝혔다.
사랑받고 있을 때 그 애정이 더 배가 되도록 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발전하고 도전하는 소녀시대를 보여주기 위해 과감히 변화를 줬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근 수많은 아이돌그룹이 쏟아지고 있다. 음악도, 춤도 비슷비슷해 구분되지 않는다면 각성해야 할 때다. 정상에 선 소녀시대도 '블랙소시'로 변화를 해야 하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