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범경기에서는 보기 드문 벤치 클리어링이 나왔다. 시즌 개막을 5일 앞두고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가 일촉즉발의 상황을 맞이했다.
LG와 NC는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 시범경기를 진행했다. LG는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 NC는 김태경을 선발투수로 투입했다.
묘한 상황은 3회초부터 나왔다. 0-0으로 맞서던 2사 1루에서 박민우가 에르난데스의 시속 138km 커터에 헬멧을 맞고 만 것이다. 박민우도 고통을 호소했고, 에르난데스도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박민우는 대주자 서호철로 교체됐고, 고의성이 없었던 에르난데스도 곧바로 NC 더그아웃에 고개를 숙이면서 충돌 없이 상황이 넘어갔다.
두 팀의 충돌은 전혀 다른 상황에서 나왔다. 4회말 1사 1루 상황에서 박해민과 김태경이 벤치 클리어링을 일으킨 것이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지켜본 박해민이 타석에서 긴 루틴을 가져갔고, 준비가 되지 않은 사이 김태경이 투구를 했다. 주심은 박해민과 김태경 모두에게 주의를 줬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김태경이 피치 클락이 돌아가고 있지 않았느냐는 손짓을 했고, 그러자 박해민이 마운드 쪽으로 향했다. 중계방송 상에는 박해민이 "왜 던지냐고"라고 말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양 팀 선수들이 모두 나와 갈등을 차단했고, NC의 고참급 선수인 박세혁과 박건우가 박해민과 얘기를 나누며 상황을 정리했다. 박해민도 포수 김형준과 인사를 나누며 벤치 클리어링은 종료됐다.
견제구를 던지며 심호흡을 한 김태경은 9구 승부 끝에 박해민을 커브로 루킹 삼진 처리했지만, 1루 주자 오지환이 이 과정에서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이후 투수는 김민규로 교체됐고, 박동원이 3루수 땅볼로 물러나면서 김태경은 실점을 추가하지 않았다.
NC 구단에 따르면 김태경은 "투구할 때 곁눈질로 타이머를 보면서 투구하다 보니 순간적으로 타자가 준비됐다고 생각하고 투구를 했는데 착각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박해민이 타격 준비가 끝나지 않을 걸 보지 못했던 것이다. 결국 이 역시 올 시즌부터 본격 적용되는 피치클락의 적응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한편 머리에 사구를 맞고 교체됐던 박민우는 컴퓨터 단층촬영(CT) 결과 특이사항이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구단 관계자는 "어지러움을 대비해 수액 처방 이후 복귀 예정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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