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다가스카’, 웰빙은 인간의 전유물이 아냐

정상흔 기자  |  2005.07.02 08:00


이번엔 ‘웰빙’이다. 애니메이션의 명가 드림웍스사와 PDI 스튜디오가 손을 잡고 4년 만에 출산한 애니메이션 ‘마다가스카’(감독 에릭 다넬, 톰 맥그래스)는 뉴욕 센트럴파크 동물원에 사는 동물 네 마리가 추구하는 웰빙 라이프를 흥미진진하게 담아냈다.

사자 알렉스(목소리 벤 스틸러), 얼룩말 마티(크리스 록), 기린 멜먼(데이비드 쉬머), 하마 글로리아(제이다 핀켓 스미스)가 바로 그들. 이들은 펄펄 뛰노는 야생의 세계는 아는 바 없고 도심 동물원의 최첨단 시설을 즐길 줄을 아는 웰빙족이다.

도시 공기 속에서 나고 자란 이들 동물들에게 야생이 그리워 밤마다 울부짖는 조상들의 스토리는 멀고 먼 고래적 얘기. 이들은 냄새 나고 더러운 자연 세상보다 오히려 위생적이고 편안한 환경의 도심 체질이 돼 버렸다.

맛난 스테이크를 즐기고 헤어 트리트먼트를 받는 메트로섹슈얼 알렉스, 유기농 풀을 가려먹고 러닝머신으로 체력을 기르는 마티, 각종 영양제를 챙기며 건강검진까지 받는 멜먼, 마사지와 수영으로 미용관리에 여념이 없는 글로리아의 삶은 확실히 한가롭고 넉넉해 보여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절로 신이 난다.

하지만 펭귄 무리들이 호기심 강한 마티를 들쑤시면서 사단이 난다. 마티는 결국 동물원의 담장 밖으로 나서게 되고 나머지 동물들이 사라진 친구를 찾으러 도시 이곳저곳을 쏘다니다가 사람들에게 붙잡혀 보도 듣도 못한 아프리카로 향한다는 것.

아프리카는 알고보면 이들 동물들의 근원지이지만 도시를 떠나본 적이 없는 이들에게는 낯설고 두려운 땅인 게 현실인 점은 분명 아이러니다. 그러나 동물원의 동물들이 자신들의 울타리를 답답해한다는 통념에서 벗어나 편의시설로 즐긴다는 발상은 분명 전복적이면서도 이 작품이 인본주의와 만나는 흥미로운 지점이기도 하다.

‘마다가스카’의 매력은 단연 캐릭터다. 드림웍스사의 전작 ‘슈렉’ ‘슈렉2’ ‘샤크’에서 과시한 역동적인 스토리라인이 이 작품에서 다소 느슨해진 반면, 캐릭터들은 생생함과 발랄함으로 한층 더 무장했다.



얼룩말 마티가 자신이 흰 바탕에 검은 줄무늬인지 검은 바탕에 흰 줄무늬인지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고, 스포츠 걸 글로리아가 빼어난 다이빙과 수중발레 솜씨를 자랑하며, 도심형 약골 멜먼이 병원과 약을 달고 사는 등 등장동물 하나하나에 도시인 인물군상을 빚댄 것도 시선을 끈다.

특히 마다가스카 섬에서 육식 금단현상에 심각하게 시달리던 알렉스가 무의식적으로 마티의 엉덩이를 물어뜯는 등 약육강식의 논리가 득세하는 정글에서 야수성이 회복돼 갈등하는 것은 이 애니메이션의 클라이맥스이자 큰 관심을 모으는 포인트.

그러나 우정보다 앞서는 본성 때문에 괴로워하던 알렉스가 친구들의 믿음과 도움을 받아 이를 극복해내는 과정은 다소 설득력을 잃어 이 애니메이션의 흠결로 존재한다. 나이 어린 관객층을 지나치게 의식해 애니메이션 특유의 교육적인 효과를 성급히 강조하다가 빚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7월14일 개봉. 전체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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