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강성 "'미사리의 서태지' 별칭 좋기만 해요"

24년만의 첫 베스트 앨범 발표

김원겸 기자  |  2006.06.02 15:12

최근 가수생활 24년만에 처음으로 베스트 앨범을 발표한 가수 박강성에겐 ‘미사리의 서태지’ ‘미사리의 지오디’란 별칭이 있다. 경기도 남양주시 미사리 일대에 늘어선 가페에서 중년층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 별칭은 얼핏, 메이저 무대에서 ‘한물’ 간 듯한 인상을 주지만 사실은 박강성이 인생의 위기를 기회로 극복해 얻어낸 소중한 별칭이다.

1982년 MBC 신인가요제 대상 출신인 박강성은 4년이 지난 후 첫 앨범을 냈지만 주목을 받지 못한다. 이후 1990년과 1992년 ‘장난감 병정’ ‘내일을 기다려’로 이름을 조금 알렸지만 최성수, 김범룡, 임지훈 등 비슷한 가수들에 비하면 보잘 것 없었다.

불안감. 음반을 냈는데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할머니가 사망하고 어린 조카가 세상을 떠나는 등 가정적으로도 좋지 않은 일이 겹겹이 일어났다. 경제적 어려움은 물론이고 정신적 고통에 시달렸다. 희망이 없어지는 것 같아 힘들었다. 급기야 자살충동까지 생겼다. 죽으려고 술만 마셨다.

“무엇보다 힘든 것은 나의 내면이었어요. 내가 나를 미워하는 것, 삶의 희망과 목표를 잃어버리니까 힘들었죠.”

박강성은 경제적인 어려움에 봉착해 이른바 ‘업소’에 나가게 됐다. 그러나 술파는 곳은 싫었다. 술 취한 사람들에게 자신의 노래를 들려주기 싫었던 것이었다. 그러나 가족의 생계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했다. 괴로움은 더욱 커져갔고, 그런 자신을 용서하기 싫었다. 자신에 대한 실망이 너무 큰 탓이었다.

그러나 이런 위기는 깨달음을 얻어 제 2의 가수인생을 살 수 있게 해준 ‘기회’로 바뀌게 됐다.

1996년 신앙을 가지게 된 박강성은 음악과 가수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된다.

“내가 스타가 되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혀 있었어요. 노래가 좋아서가 아니라 스타가 되기 위해 노래하고 있구나 생각에 무척 부끄러움을 느꼈어요. 내 노래의 목표는 내가 아닌 대중이어야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됐어요.”

박강성은 이런 생각의 변화로 어느 날 노래를 부르려고 미사리의 한 카페를 찾았다가 자신의 노래를 들으러 온 사람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을 알게 됐다. 박강성은 객석을 향해 ‘정말 내 노래를 들으려 왔느냐’고 질문했고, 관객들은 일제히 “맞다”고 소리치며 박수를 보냈다. 박강성은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었구나. 내가 사랑을 받고 있었구나’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박강성은 ‘가수는 대중의 사랑을 받는 존재이며, 그 사랑을 다시 대중에게 좋은 노래로 다시 돌려줘야한다’는 것을 깨달은 후에는 이른바 ‘업소’에서 노래하는 것이 전혀 창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고 감사할 일이 됐다. 이후 박강성은 혼을 다한 노래를 들려줬고, 입소문을 통해 박강성은 ‘미사리의 서태지’라는 별칭을 얻게 됐다.

“멀리까지 날 찾아오는 사람들을 위해 나는 목숨을 걸고 노래했어요. ‘미사리의 서태지’ ‘미사리의 지오디’라는 별칭은 기분이 좋더라고요. 그 때를 돌아보면 다 훈련이었던 것 같아요. 처음부터 내가 잘됐다면 나는 망가졌을 거예요. 나는 스타가 되지는 못했지만 내 일을 열심히 열심히 했어요.”

박강성은 여전히 매주 목~토요일이면 오후 10시 미사리 쉘부르 카페에서 노래한다. 현장에서 판매하는 앨범도 하루 30~40장씩 판매될 정도다. 더욱이 미사리는 캐나다 미국 호주 일본 과테말라 등 해외동포 사회에 잘 알려져 있어서 이들이 한국에 오면 꼭 방문한다.

“미사리에서 오래 버틸 수 있는 가수는 정말 신기한 가수라 할 수 있어요. 미사리 관객은 눈높이가 꽤 높아요. 음악성과 인간성을 아주 면밀하게 판단하는 손님들이죠.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그분들의 냉정한 심판을 받게 돼요.”

박강성의 첫 베스트앨범에는 왈츠 리듬의 신곡 '그땐 우린 행복했죠'를 비롯해 '내일을 기다려' '장난감 병정' '새벽' 등 히트곡 16곡이 수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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