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결성된 연기자 그룹 '다섯 개의 별'이 등장했을 때 정경호는 단지 기대되는 신인 중 한 명이었다.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와 '어여쁜 당신'에 출연했을 때도 정경호는 뚜렷한 두각을 드러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지난 해 배급 경쟁 틈바구니 속에 아쉽게 종영된 영화 '폭력써클'을 통해 정경호는 충무로의 샛별로 떠올랐다. 순수한 모습 속에서 터져 나오는 폭력은 그를 단숨에 기대주로 부각시켰다.
오는 11일 개봉하는 '허브'(감독 허인무ㆍ제작 KM컬쳐)에서는 뺀질뺀질하면서도 순수한 마음을 소유한 청년으로 출연, 배종옥 강혜정 등 연기파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폭력써클'이 끝날 즈음이었다. 숙소에 갔는데 매니저가 '허브' 시나리오를 보면서 울고 있더라. 나도 그 시나리오를 보면서 눈물을 펑펑 흘렸다."
정경호는 '허브'에서 배종옥과 강혜정을 만난 게 행운이라고 말했다. '폭력써클'을 하면서 연기만 잘해서 주연이 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게 됐다는 그는 두 선배와 함께 하면서 꾸미지 않고 연기하는 법을 배웠다.
"배종옥 선배는 지금 다니고 있는 학교(중앙대 연극영화과) 선생님이다. 강혜정 선배는 워낙 좋아하는 배우였고. 두 사람과 연기를 함께 하면서 내가 가진 것들을 꾸미지 않고 보여주게 된 것 같다."
두 배우와 함께 한 기간이 너무 행복해 지금도 가끔 그 때가 떠오른다는 정경호. 사실 지금의 그가 있기까지는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아버지가 '목욕탕집 남자들' '부모님 전상서' 등을 연출한 정을영PD라 언뜻 연기자의 길에 들어서기가 쉬울 것 같지만 그에게는 오히려 큰 걸림돌이었다.
"아버지가 연기자가 되는 것을 워낙 반대한 터라 학교도 몰래 원서를 냈고 탤런트 공채 시험도 몰래 봤다. 힘을 빌린다는 것은 생각조차 한 적 없고 오히려 반대만 했다."
그런 아버지가 정경호의 갈 길을 인정한 것도 얼마되지 않았다. 자신을 연기자로서 인정한다는 것은 아직도 멀었다. "아버지의 작품을 할 생각은 없다. 아직 배우가 아닌 내가 스스로를 배우라고 할 수 있을 때나 생각해 볼 일이다."
한 때 '정경호의 여자친구'라는 단어가 각종 포털 사이트의 인기 검색어가 된 적이 있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연예인이던 여자친구와 안타깝게 헤어졌던 일을 소개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녀와 헤어지고 또 다른 사람을 만났다. 그리고 이제 여자친구가 없은 지 3년이 넘었다.
정경호는 "올 해 목표 중 하나가 연애하는 것"이라며 활짝 웃으며 말할 만큼 사랑에도 목이 말라있다. 일과 사랑,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은 게 정경호의 바람인 것이다.
정경호는 오는 3월부터 방영될 드라마 '개와 늑대의 시간'에서 이준기 남상미 등과 호흡을 맞춘다. 신인으로서 주어진 작품 하나 하나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그는 "'허브'를 통해 배운 것을 드라마에 쏟아 붓고 싶다"며 각오를 밝혔다.
"'허브'는 무조건 1000만명이 봐야 할 영화"라며 영화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는 정경호는 "매 작품마다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성장하게 된다"며 "배우라는 수식어에 부끄럽지 않을 때까지 계속 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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