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이름이 좋을까. 연예인들이 데뷔를 앞두고 가장 고민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이름이다. 본명을 쓸까, 아니면 새로운 이름을 만들까. 사실 상당수 가요계 종사자들은 어떤 이름을 짓느냐에 따라 가수의 인생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믿는다. 그만큼 사람에게 이름은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 중 눈에 띄는 작명법 중의 하나가 바로 자연현상에서 이름을 빌려오는 것이다. 대표적인 이름으로는 비를 꼽을 수 있다.
‘비? 하늘에서 내리는 비?’ 사람들은 처음 그의 이름을 들었을 때 당황한 듯 ‘무슨 이름이 그렇냐’는 반응을 보였다. 그가 데뷔할 때만 해도 영문이름이 홍수를 이루던 때였으니 그런 사람들의 반응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비 측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비의 이름은 가수 겸 프로듀서 박진영이 만들었다. 박진영은 “너무 흔한 영문이름 말고 사람들에게도 불리기 쉽고 좀 편한 이름이 없겠냐”며 고민했고 결국 ‘비’라는 이름이 탄생했다. 물론 당시 그의 이름을 놓고 많은 사람들이 적잖은 고민을 했다. 이름이란 것이 한번 정하면 바꾸기 어려운데 너무 생소한 이름 아니냐는 고민이었다.
다행히 비는 첫 음반의 히트와 함께 큰 사랑을 받았고 이름 역시 친숙함을 준다는 평을 이끌었다.
최근 4집 ‘미워도 좋아’로 돌아온 별도 비와 같은 경우다. 별은 비와 한솥밥을 먹으며 가수를 준비했고 같은 소속사였던 두 사람의 이름은 자연스레 비슷하게 만들어졌다. 비에 이은 별이다.
두 사람의 이름이 빛을 발한 것은 비가 주연을 맡아 대박을 낸 드라마 ‘풀하우스’가 중화권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다. 비는 주연배우로, 별은 주제가를 부른 가수로 아시아 곳곳을 방문하게 됐고 비는 Rain, 별은 Star라는 별칭을 얻었다. 많은 연예인들이 한글 이름을 그대로 옮겨온 영어이름을 쓰는 것에 비하면 쓰기 쉽고 부르기도 쉽다. 기대하지 않았던 이름 덕을 본 셈이다.
이와 함께 노을도 자연현상에서 이름을 따와 좀 더 친숙한 느낌을 전해줬다.
물론 부드러운 느낌의 이름과는 달리 똑같이 자연현상에서 이름을 빌려왔지만 사뭇 다른 느낌을 주는 이름도 있다. 바로 ‘제2의 코요태’를 표방하고 가요계 도전장을 낸 타이푼과 최근 1집을 발매한 타키온이다.
타이푼은 말 그대로 태풍을 말하고, 타키온은 광속보다 빠른 입자를 일컫는 용어다. 두 그룹 모두 이름에서 드러나듯이 태풍처럼 혹은 광속보다 더 빠르게 가요계에서 파란을 일으키고 싶다는 의지를 담았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세련돼 보인다는 이유로 너도나도 영문이름을 아무 의미 없이 쓰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며 “자연현상에서 따온 이름들이 친숙하고 예쁘다. 또 좋은 의미를 갖고 있어 이름으로 선호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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