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 상자에도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것은 희망이었다. 최근 싱글 ‘몸풀기’로 돌아온 거북이는 늘 가슴에 ‘희망’이란 말을 새긴다.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이 모든 것을 함께 헤쳐 나갈 멤버들이 있고 그들과 좋아하는 음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지난해 여름 4집 ‘비행기’로 가요계 정상을 차지했던 거북이지만 새 음반으로 돌아오는 길이 그리 쉽지는 않았다.
왜일까. 내는 음반마다 성공을 거둔 그들인데 왜 이렇게 한 걸음을 내딛기가 어려웠을까.
알고 보니 사람들 앞에서 늘 밝은 거북이지만 전 소속사와의 소송으로 상당한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 거북이의 2,3집을 제작했던 전 소속사는 거북이가 계약사항을 성실히 이행했음에도 불구하고 활동 당시 수익금을 전혀 주지 않았으며 현재 소송을 통해 그들의 방송 출연료도 가압류했다.
법에 호소하면 뭔가 다른 길이 보일 것이라 기대했지만 이 역시 여의치 않았다. 법을 이를 잘 모르는 일반 사람들에게 법은 멀기만 했다.
“전문 변호사를 갖고 있는 그들과의 싸움은 만만치 않았어요. 물론 지금도 진행 중이지만. 사람들은 4집 ‘비행기’까지 많은 사랑을 받았으니까 저희가 부자라도 된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실상은 아주 달라요. 그때 활동했던 돈도 못 받았으니까요. 저희도 노동자라는 입장에서 보면 월급을 받지 못한 거니까요.”
다행히 힘든 일 가운데서도 거북이는 멤버들 간의 우정 덕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또 잘 될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힘든 여건 때문에 서로를 배신할 정도 밖에 안되는 사이였다면 거북이는 벌써 해체했을 것이다. 터틀맨이 지난 2005년 심근경색으로 쓰러지면서 생사의 갈림길에서 한동안 투병생활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만약 지이와 금비가 돈을 벌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면 무언가 다른 길을 모색해야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쉬비 않은 다른 길을 선택했다. 터틀맨이 쓰러진 날 병실에 짐(?)을 싸들고 와 함께 투병생활을 시작했다.
가족보다 더 가족 같은 서로에 대한 사랑,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길고 긴 소송과 죽음의 갈림길에서도 거북이가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이유다.
특히 거북이는 “우리의 밝은 노래와 가사 때문에 자살을 할까 고민하던 팬이 바보 같은 생각을 했다며 열심히 살겠다는 얘기를 해줬다”며 “이 순간 거북이가 어떤 음악을 해야 할지 확신을 갖게 됐다”고 털어놨다.
“우리는 일부러 밝게 보이려는 그룹이 아니에요. 그냥 있는 모습 그대로를 보여드리고 싶을 뿐이에요. 그 가운데서 저희의 진심을 보고 즐거움을 느끼신다면 더 바랄 게 없어요.(웃음) 신나면 더 신나게 팬들에게 기쁨을 드리고 싶어요.”
그러면서 거북이는 “음악은 괜찮은데 멤버들 간에 딱 하나의 문제가 있다”고 털어놨다. 문제? 귀가 쫑긋했다.
“다른 것으로는 안 싸우는데 늘 먹는 걸로 싸워요. 하하하. 무얼 먹을까, 또 얼마나 먹을까 등 이렇게 사소한 거로요.
아니나 다를까. 인터뷰가 끝나가자 점심으로 무엇을 먹을까 한바탕 시끄럽다. 오랜 논란(?) 끝에 이들이 고른 메뉴는 남산에 위치한 기사식당의 왕돈까스. 역시 거북이답다. 솔직하고 유쾌한 이들의 발랄한 활동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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