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렉3'+'스파이더맨3'+'캐리비안의 해적3'=스크린 80% 장악

전형화 기자  |  2007.06.04 11:08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3연작이 한국 영화 전체 스크린의 80%를 장악한다. 이는 특정 영화의 스크린 독과점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적절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진행되는 상황이라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스파이더맨3'와 '캐리비안의 해적3'에 이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3연작 중 하나로 꼽히는 '슈렉3'가 오는 6일 개봉을 앞두고 450개 스크린을 확보했다. 이는 앞서 개봉한 '스파이더맨3'와 '캐리비안의 해적3'가 개봉 첫 주말 각각 812개, 917개 스크린을 확보한 것에 비하면 적은 수치이다.

하지만 '슈렉3'와 '스파이더맨3', '캐리비안의 해적3'의 스크린 수를 합하면 우리나라 전체 스크린 수(약 1820개)의 80%에 해당하는 스크린을 확보하는 터라 극장가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장악됐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재 개봉 6주차에 접어든 '스파이더맨3'는 여전히 200여 스크린에서 상영되고 있으며, 개봉 3주차에 접어든 '캐리비안의 해적3'는 840개 스크린에서 상영 중이다. 여기에 '슈렉3'가 확보한 450개 스크린을 더하면 1500여 스크린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칸 효과를 등에 업은 '밀양'이 100만을 돌파하고, '황진이'가 '슈렉3'와 대결을 펼칠 준비를 하고 있지만 정상적인 경쟁이 힘들다.

하지만 지난해 '괴물' 개봉 때부터 불거진 스크린 독과점에 대한 논의는 아직도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스크린 독과점 방지를 골간으로 한 영화 진흥법은 여전히 법사위에 계류 중이며, 공정거래위원회의 영화계 불공정거래를 조사하고 있지만 이 역시 결과 발표는 요원한 실정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흥행이 되는 영화를 거는 게 극장의 생리이지만 현재 구도로는 한국 영화 뿐 아니라 좋은 다른 나라 영화들도 설 자리를 잃는다. 조속산 시일 내에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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