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이창동 감독 "영화는 양파 같은 것"

윤여수 기자  |  2007.06.21 09:27
20일 오후 서울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관객과의 대화에 나선 영화 '밀양'의 이창동 감독. ⓒ사진=김병관 기자


영화 '밀양'의 이창동 감독이 자신의 '영화론'을 밝혔다.

이창동 감독은 20일 오후 서울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열린 '밀양' 관객과의 대화에서 "영화는 일종의 양파 같은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 속에 내 생각이나 메시지 등을 담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내가 뭘 담았기에 (영화가)규정되는 게 아니라 관객이 내 영화를 보고 느끼는 것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관객과 만나는 영화의 접촉면은 많다"고 밝힌 이 감독은 "어떤 사람들은 바깥면을 보기도 하고, 더 들어가려는 사람은 더 들어가기도 한다"면서 '양파론'에 대한 생각을 이어갔다.

그는 "결론이나 뭔가에 대해 내 나름대로 생각을 만들어 포장하는 게 아니라 많은 질문을 넣으려 한다"면서 "'밀양' 속 질문 가운데 하나가 세상에 눈에 보이고 보이지 않는 것의 관계는 뭘까 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질문은 양파의 많은 겹 중 조금 안쪽에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영화는 사물과 이야기의 있는 그대로를 화면에 담는 사진적 본질과 볼거리로서 본질을 갖고 있다"면서 "이처럼 모순되는 두 면이 계속 밀고 당기면서 해답을 찾을 수 없는 것들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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