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에도 음반업계는 지난 2000년 이후 지속되고 있는 불황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10만장 이상 판매된 앨범은 2장에 불과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 2장이었던 20만장 이상 판매 앨범은 단 한 장도 없었다. 음반 불황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대목이다. 여가수들의 계속되는 음반 판매 부진도 눈여겨봐야 할 사안으로 꼽힌다.
한국음악산업협회가 최근 내놓은 2007년 상반기 가요 음반 판매량 집계에 따르면 올해 출시된 음반 중 가장 많은 판매를 기록한 앨범은 지난 4월 SG워너비의 4집 '아리랑'. 모두 14만6789장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2위 역시 모두 11만8135장을 판매한 SG워너비. 이들은 지난해 11월16일 출시한 'SG워너비 스페셜 앨범'으로 10만장 고지를 넘었다. 하지만 이 음반은 올해 발표한 앨범이 아니라는 점에서 상반기 음반시장의 깊은 침체를 엿보게 한다.
에픽하이 4집 'Fan'도 10만장 이상을 판매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 음반이 쏟아진 가요계 현실을 고려하면 초라하기 그지없는 결과다.
# 최다 판매량, 지난해 절반으로 뚝↓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이 팔린 음반인 SG워너비의 '아리랑'은 지난해 같은 기간 최다 판매량을 기록한 그들의 음반보다 10만장이 덜 팔렸다.
지난해 상반기 음반 판매 1위를 기록한 SG워너비의 3집 '내 사람'은 모두 23만3058장을 판매고를 올린 바 있다. 올해 최다 판매 앨범보다 약 10만장이 더 판매됐다.
또 2006년 상반기에는 SG워너비를 비롯해 이수영의 '그레이스'가 20만장의 판매고를 올렸다. 플라이투더스카이도 10만장을 돌파했다. 올해 상반기 단 두 장의 음반이 10만장을 돌파한 것과 사뭇 비교되는 결과다.
# 여가수 활약상에 비해 음반 판매량은 초라해
이와 함께 올해 상반기 가요계에는 여가수들의 화려한 컴백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연말 시상식에서 여가수 중 유일하게 백지영이 본상을 수상한 것에 자극을 받은 여가수들이 올해 상반기 대거 활동을 재개해 대중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그 선봉에 선 스타들은 아이비 서인영 양파 이효리 채연 등이다.
그러나 이 같은 여가수들의 활발한 활동에 비해 음반 판매량은 초라하기만 했다. 상반기 음반 판매량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린 여가수는 단 2명(팀)에 불과했다. 씨야와 이효리가 그 주인공이다.
씨야는 2집 '사랑의 인사가'로 3만9430장을, 이효리는 싱글 '톡톡톡'으로 3만2014장을 팔아 각각 9위와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10만장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성과다.
또 신예 윤하가 2만7997장의 판매고로 2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을 뿐이다.
지난해 여가수들의 활약이 저조했다지만 상반기에만 이수영은 20만장을 돌파했고, 씨야와 백지영도 각각 5만6584장, 4만2408장을 판매한 데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작곡가이자 음반 제작자인 박근태 오렌지쇼크 대표는 "음반시장 불황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지난 6년 동안 음반 시장은 하향세를 걷고 있다"며 "특히 작년에 비해 올해 하향 곡선이 더 가파랐다"고 말했다.
그는 "오프라인 CD를 산다는 소비자 인식이 점점 없어지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음반제작자인 강태규 팜엔터테인먼트 이사는 "10년 전인 1997년에 비해 음반시장이 10분의 1 규모로 줄어들었다"며 "이렇게 시장이 축소된 것은 불법 다운로드 등 우리 사회의 저작권에 대한 도덕적 상실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한다.
특히 "시장환경의 변화가 음반 판매량에 큰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정부가 저작권 보호를 위한 정책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은 것도 큰 문제였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강 이사는 "돈을 지불하지 않기 때문에 소중함을 모른다. 이런 현실이 대중가요 자체의 질적 저하까지 불러왔다"며 "10년 뒤 과연 2시간 동안 라이브로 노래할 가수가 얼마나 될 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박근태 대표는 "온라인 시장이라는 또 다른 수익구조가 형성됐지만 역시 정체기"라며 "해외시장 돌파와 또다른 수익구조 창출을 위한 부단한 노력만이 살 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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