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진 "공익근무 2년은 소중한 시간"(인터뷰)

양주(경기)=길혜성 기자,   |  2007.08.03 12:29
양주(경기)=임성균 기자

지난 2003년 개봉한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를 기억하는 팬이라면 주인공인 권상우와 함께, 연기자 이정진이란 이름도 자연스럽게 각인했을 것이다. '학교 싸움짱'에 반항기 가득한 모습으로 등장했던 이정진은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작품에 팽팽한 긴장감을 불어 넣는 역할을 이른바 '제대로' 소화했다.

그리고 2년 뒤인 2005년 후속 영화였던 '마파도'에서도 건달로 등장하며 터프한 이미지를 더욱 굳혔다.

하지만 또 다시 2년여가 지난 지금, 이정진은 서서히 변신해 가고 있다.

지난 4월 2년2개월 간의 공익근무를 마친 후 첫 드라마 복귀작으로 선택한 MBC 주말 특별 기획 드라마 '9회말 2아웃'에서 겉으로는 차가워 보이는 바람둥이지만 알고 보면 '속정' 많은 '변형태'를 맡으며 연기 스펙트럼을 차츰 넓혀가고 있다.

"오랜만의 드라마 출연이라 작품 준비 단계에서는 부담감이 컸던 것도 사실이에요. 하지만 과거 '딱딱한' 모습을 주로 보여왔던 것과는 달리 이번 드라마에서는 많은 분들께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조금은 편안한 캐릭터를 맡게 돼서인지 주위 분들로부터 좋은 말도 자주 듣고 있어요. 스태프와 동료 연기자들 역시 편하게 대해 주셔서 즐거운 마음으로 촬영에 나서고 있죠."

이정진은 최근 경기도 양주시 MBC 문화동산 내에 위치한 드라마 세트장에서 진행된 이번 인터뷰에서 "14일째 연속 촬영 중이고 어제까지 사흘 연속 밤샘 촬영을 하고 있는데도 촬영장에 오면 재미가 있어서 그런지 피곤한 줄 모르겠어요"라며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이렇듯 이정진이 계속되는 촬영 강행군에도 즐거운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 서고 있는데에는 '9회말 2아웃'의 젊은 출연 연기자 중 자신이 가장 맏형이라는 점도 한 이유를 차지하고 있다.

맏형인 자신이 흐트러진 모습을 보일 경우 현장 분위기 역시 급속히 냉각될 수 있다고 생각해 촬영장 안팎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자진해서 담당하고 있는 것. 첫 촬영이 있기 전 후배 연기자들을 모아 놓고 '형'답게 밥을 산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였다.

이정진이 주위에 대한 배려에 남다른 신경을 쏟고 있는데에는 공익근무 때의 경험도 톡톡히 한 몫을 하고 있다.

"지난 2년2개월 간의 공익시절은 저한테는 무척 의미있는 시기였어요. 청소와 복사부터, 편찮으신 어르신들께서 많이 들르시는 보건소 일도 하며 주변 사람들을 돌아볼 시간을 갖게 된 거죠."

마지막으로 이정진은 '9회말 2아웃'이 곧 본격적인 멜로 라인을 선보일 것이라며, 여기에 초점을 맞춰 시청을 하면 극의 재미를 한층 더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이정진은 "첫 사랑의 아픔 때문에 일부러 바람둥이 짓을 하는 형태 앞에 곧 첫 사랑의 주인공이 등장하는데, 이 때부터 난희(수애 분)를 포함한 본격적인 3각 구도가 형성될 거예요"라며 "'9회말 2아웃'은 또 다른 중심축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내게 되는 셈이라 시청자분들도 앞으로 더욱 재미를 얻을 수 있을 듯 해요"라며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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