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일까. 문득 이 맘때 미국 은둔생활을 청산하고 귀국해 신보 '울트라맨이야'를 선보였던 서태지가 생각났다.
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이란 그룹으로 첫 방송무대를 가졌을 당시 심사위원들에게 혹평을 받았던 그지만 팬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기자 역시 서태지의 잘 생긴 얼굴이 나온 사진을 수집했던 기억이 난다. 그는 1990년대 최고의 아이돌이었다.
그러던 서태지가 1996년 1월 어느 날, 양현석 이주노와 함께 서울 성균관대 유림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은퇴를 선언했다. 창작의 고통이 이유였다.
팬들은 믿을 수 없는 사실에 망연자실했지만, 서태지의 불참에도 은퇴 1주년 기념식을 갖고 그를 기억했다. 그리고 2007년 8월 지금도 여전히 그를 기다리고 있다. 덕분에 조용해졌다 싶으면 서태지가 새 앨범을 발표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며 또 한번 그의 컴백에 관심이 모아졌다.
물론 정상의 자리에서 이별을 고했던 서태지지만 그 역시 팬들을 잊지 않았다.
그는 98년 7월7일 컴백앨범인 '서태지'를 발표해 솔로 데뷔했으며, 은퇴 후 4년 7개월만인 2000년 8월29일 귀국해 신보 '울트라맨이야'를 발표하며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특히 지금처럼 음반시장이 불황인 때 서태지가 더욱 기다려지는 것은 그가 음악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적잖은 음반관계자들도 서태지가 컴백하면 음반시장에 큰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극심한 불황에도 불구 서태지는 2004년 7집 '로보트'로 50만장에 가까운 음반판매를 기록했다. 데뷔 후 10년이 훌쩍 지나 이제 서태지가 아이돌이 아닌 아티스트임을 짐작케하는 대목이다.
그는 시간이 흐를수록 잊혀지는 게 아니라 대중의 가슴에 더 깊이 각인되는 진정한 뮤지션이다. 늘 새로운 음악을 만들었고 이로 인해 늘 새로운 팬층을 흡수했던, 서태지가 그리워지는 이유다.
그랬던 서태지가 지난 2004년 8월31일 또 한번 기약 없는 여행을 떠났다. 자신의 홈페이지에 '여덟 번째 소리를 위해.. 긴 음악여행을 떠나며'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팬들에게 "또 한번 긴 음악여행을 떠난다"고 고백했다. "멋지게 돌아오겠다"는 말을 뒤로 한 채.
벌써 서태지가 여덟 번째 여행을 떠난 지 3년이다.
팬 입장에서 8월이 가기 전 그가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이는 서태지가 2000년 8월29일 돌아왔고, 2004년 8월31일 떠났기 때문이다. 8월은 왠지 그를 생각나게 만드는 달이다.
물론 서태지 소속사 서태지컴퍼니의 한 관계자는 앰벌 발매일정 등 현재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고 했다. 관계자는 "음악작업에서 있어서 워낙 꼼꼼하신 분이어서 완벽하다고 생각되면 음반을 낼 것"이라고 답했다.
어디선가 "끝장나는 음악을 꼭 완성시켜, 멋지게 돌아오겠다"던 말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음악작업 중일 서태지의 컴백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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