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렁큰타이거, 노무현대통령 실명 사용 '방송부적합'

김원겸 기자  |  2007.09.19 10:31

힙합가수 드렁큰타이거가 노래가사에 노무현 대통령의 실명을 사용해 지상파 방송사로부터 방송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문제의 노래는 최근 발매된 드렁큰타이거 7집 'Sky is the limit' 수록곡 '내가 싫다'로 윤미래가 피처링한 부분인 '언젠간 이것마저도 잊어버릴까 너무 겁나/나의 운명을 탓해 노무현을 탓해'에서 현직 대통령의 이름이 사용됐다.

이 노래는 KBS와 MBC로부터 '현직 대통령의 이름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방송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SBS로부터는 방송심의를 통과해 현재 라디오에서 들려지고 있다.

드렁큰타이거 소속사 측의 한 관계자는 "이 노래는 누구를 비하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무언가 잘 안될 때 남을 탓하게 되는 자기 자신이 싫다는 의미"라며 "'잘 되면 자기 탓, 안되면 조상 탓'이란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드렁큰타이거가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가면서, 또는 포장마차에서 가끔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이 대통령을 탓하는 풍경을 보고 '잘 되면 자기 탓이고 안되면 대통령 탓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내가 싫다'라는 가사를 쓰게 됐다"면서 "누구를 비판하려는 전혀 없는데 그 구절만 보고 오해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노래는 자신에게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자연스럽게 남을 탓하게 되는 자기 자신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특히 윤미래의 피처링과 진솔한 가사로 인해 7집 수록곡 중 온라인 시장에서 가장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곡이다.

드렁큰타이거 측은 "과거에도 다른 가수의 노래에 대통령의 실명이 들어간 것으로 아는데, 이번에는 선거를 앞두고 있는 미묘한 시점이어서 방송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 같다"면서 "가사를 바꿔 최근 재심의를 신청했다. 모쪼록 오해는 없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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