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은 성인(成人)들의 '동방신기'?

길혜성 기자  |  2007.10.04 16:13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노홍철, 하하 등 여섯 멤버가 함께 하고 있는 MBC 오락 프로그램 '무한도전'(연출 김태호).

매주 토요일 저녁 전파를 타는 '무한도전'은 한회 한회가 방영될 때마다, 프로그램 전체 내용 및 각각의 멤버의 활약상을 놓고 시청자들 사이에 설전이 벌어지고 있을 만큼 요즘 방송계의 최대 화두로 자리잡고 있다.

시청률 역시 최근 2달 동안 20%를 거뜬히 넘기며, 지상파 3사의 여러 오락 프로그램들 중 가장 많은 시청자를 TV 앞으로 불러 모으고 있는 명실상부한 최고 인기 오락 프로램이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것은 최근 들어 '무한도전'이 여러가지 면에서 H.O.T, 신화, g.o.d, 동방신기 등 인기 아이돌그룹과 비슷한 면을 많이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각 멤버의 캐릭터 설정이 확실해 진 이후, 그 인기가 급상승한 점이 아이돌그룹이 주목을 받는 과정과 유사하다.

'무한도전'은 이 프로그램을 전체적으로 이끄는 리더 격인 '유반장' 유재석, 어떤 자리에서든 호통을 서슴지 않는 '자칭 거성' 박명수,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특유의 귀여움을 무기로 내세우고 있는 '식신' 정준하, 어색의 대명사로 떠오른 '작은 뚱보' 정형돈, 한시도 입을 쉬지 않고 저질 댄스도 마다하지 않는 '돌아이' 노홍철, 팀내 최고의 꽃미남을 자처하는 '꼬마' 하하 등 여섯 멤버 각각의 캐릭터가 굳건해지면서 프로그램의 인기 역시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시청자가 '무한도전' 각각의 멤버들을 확실히 주목하게 되면서, 프로그램의 내용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에도 자신이 좋아하는 멤버에 열중하며 '무한도전'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상황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

이는 '무한도전'이 최근 들어 '질적 논란'을 적지 않게 불러 일으켰음에도 불구하고 20%가 넘는 시청률을 지속적으로 보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아이돌그룹 역시 멤버 각각의 캐릭터가 팬에 완전히 인지된 이후부터, 그 인기가 무섭게 상승하는 과정을 겪는다.

문희준, 장우혁, 토니안, 강타, 이재원으로 구성된 5인조 그룹 H.O.T가 그랬고, MBC '목표달성 토요일'의 '육아일기' 코너를 통해 다섯 멤버가 진솔한 모습을 보여줬던 박준형, 데니안, 윤계상, 손호영, 김태우의 g.o.d 역시 그러했다. 6인조 그룹 신화 또한 각각의 멤버가 연기자, MC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팬들의 더욱 큰 관심을 끈 바 있다.

이렇듯 아이돌그룹도 멤버 개개인의 캐릭터 등에 대한 팬의 인지도가 높아질 때 그룹 전체에 대한 주목도 역시 커지게 되는데, 이러한 현상을 최근 들어 '무한도전' 역시 겪고 있는 것.

또한 '무한도전'이 방영될 때마다 멤버 및 그 내용과 관련해 네티즌 사이에 치열한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는 사실도, 인기 아이돌그룹의 일거수일투족을 놓고 열혈팬과 안티팬 사이에 끊임없는 논쟁이 벌어지는 있는 점과 비슷하다.

하지만 '무한도전'과 '아이돌그룹'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점도 있다.

시청자 분포도를 통해 알 수 있듯 '무한도전'이 20대 이상의 남녀 성인팬도 다수 확보 있다는 점은, 10대 여성팬이 주축이 된 아이돌그룹과는 확실히 다른 면으로 꼽을 수 있다.

대부분의 아이돌그룹들이 데뷔 초기 및 최고의 전성기 때에는 기획사의 의지에 따라 활동 방향이 좌지우지 되는 것에 비해, '무한도전'은 출연자와 연출자인 김태호 PD 간의 의견조율이 언제나 가능하다는 점도 특징으로 하고 있다.

여기에는 '무한도전' 멤버들이 적지 않은 방송 경력을 지니고 있고, 나이 역시 대부분 30세 이상이란 점이 한 몫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렇듯 '무한도전'은 아이돌그룹과 비슷한 점을 많이 갖고 있으면서도 조금은 다른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나이 많은(?) 멤버로 구성된 '무한도전'은 '동생' 및 '형님 누님팬' 도 다수 확보한 '성인들의 아이돌그룹'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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