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후의 명곡' 김성은 "음치 아니예요"

"예능서 망가진다? 신비주의 컨셉트 아닐 뿐..인간적인 모습이 좋다"

김수진 기자  |  2007.10.13 09:44


얼굴에 빙그레 웃음이 번진다. 눈만 마주쳤을 뿐인데 이유없이 즐겁다. 귀여운 반달눈이 눈웃음친다.

그 주인공은 김성은.

김성은은 배우다. 하지만 코미디언 못지않은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현재 방송 중인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의 '불후의 명곡' 코너를 통해서다.


김성은은 코너 속 '컨츄리 꼬꼬' 탁재훈, 신정환과 MC호흡을 맞추고 있다. 90년대를 풍미했던 국내 가수들을 초대해 그들의 히트곡을 알아보는 형식의 이 코너에서 김성은의 존재는 빛나고 있다. 가창력이 뛰어나서가 아니다.

그는 '고음불가'와 완벽한 불협화음, 부정확한 음정으로 '절대음치'로 통한다. 하지만 목에 핏대가 설 정도로 열심을 다하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웃음 반, 동정 반으로 김성은에 반색하고 있다.

"요즘은 어디가나 첫인사로 듣는 말이예요." 정말 음치냐는 기자의 질문에 함지박만한 웃음을 보이며 한 말이다.

"실제로 음치,박치는 아니에요. 노래를 정직하게 부르는 타입이죠. 기교없이 있는 그대로 부르니까 더 노래를 못부르는 것처럼 보이는 것 같아요. 사실 출연하시는 노래 선생님들이 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에 큰 인기를 끌었던 분들이잖아요. 사실 노래를 잘 몰라요. 친구들이랑 노래방에 가면 아는 노래만 부르니까 방송에서 보시는 정도로 못부르지 않아요. 그래서 음치가 컨셉트냐는 얘기도 들었어요."

속시원한 김성은의 변이다. 1983년생임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한 얘기다. 김성은은 나이를 극복하기 위해 방송 초반 출연가수가 정해지면 그 가수의 노래를 집중

적으로 들으며 노래연습을 했을 정도다.



노래를 들으며 연습을 해도 한계가 있는 법. 녹화를 3~4일 앞두고 음정과 박자를 완벽하게 익히기란 쉬운 일이 아니라고 김성은 설명했다.

"처음에는 정말 열심히 연습했는데 많은 분들이 제가 노래를 못한다고 야단들이시더라구요. 요즘에는 많은 분들이 노래를 못하는 내 모습에 재미있어 하시고 즐거워하시는 것 같아서 오히려 연습을 좀 덜하고 있어요. 호호호."

자신의 단점을 즐기는 시청자를 보며 오히려 즐겁다니, 자신의 이미지에 행여 누가될까 예능프로그램 출연을 기피하는 몇몇 배우들과는 다른 극한의 행보다.

"이미지가 망가질까봐 염려되지 않냐구요? 천만에요. 오히려 전 너무 좋아요. 그동안 작품에서 섹시한 이미지, 도시적인 이미지의 당당한 여성을 연기했어요. 실제 털털한 제 모습과는 너무 멀죠. '불후의 명곡'을 통해 평소 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오히려 기뻐요. 다함께 즐거운 것, 그것보다 중요한게 더 있나요. 전 로맨틱 코미디 속 등장인물을 연기하고 싶어요. '불후의 명곡'을 통해 얻게 된 코믹한 이미지가 오히려 도움이 될 것 같아요. "



"배우는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신비주의로 연기만 하는 배우들이 있는가 하면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배우도 있잖아요. 어느 것이 '나쁘다','좋다'고 말할 것 없이 성격인 것같아요. 제 성격은 후자에 속하는거죠."

사실 뮤지컬 배우가 평생의 꿈이라고 공공연하게 밝혀왔을 정도로 김성은은 노래 부르는 것을 즐기는 편이다. 그러나 최근 '절대음치'로 급부상돼 꿈이 좌절된 것은 아닐까.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천만에요. 오히려 얼마 전에 뮤지컬 출연 제의가 있었어요. 제가 오히려 아직 준비가 덜 된 것 같아서 출연을 포기했죠.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아요. 좀더 연습을 해서 완벽하게 하고 싶어요. 무대에 대한 강한 열망은 불타고 있어요."

언제나 싱글벙글 긍정적인 삶의 자세를 추구한다는 김성은은 주변까지 행복하게 하는 '해피 바이러스' 같은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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