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눈망울과 뽀얀 피부, 앳된 얼굴의 메이비(본명 김은지)는 외모처럼 수줍다. 항상 미소를 머금은 얼굴은 소녀 같다. 스물아홉이란 나이도 믿기지 않지만 이효리의 솔로 데뷔곡 ‘텐 미니츠’의 도발적인 가사를 쓴 장본인이라고는 더욱 더 믿기지 않는다.
실제 그의 성격도 내성적이어서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펼치지 못하고, 억울한 일을 당해도 오해를 더 키우기 싫어 차라리 침묵한다.
지난 8월 극심한 어지럼증으로 쓰러져 병원 신세를 져야 했지만 아프지 않은 척했을 정도다. 당시 메이비는 몸의 균형을 담당하는 귓속 전정기관의 돌가루(耳石)가 떨어져 나와 평형기능에 장애가 발생하게 되는 ‘양성 돌발 체위성 어지럼증’에 시달렸다.
단순한 어지럼증에 그치지 않고 구토와 빈혈까지 시달리는 고통을 겪어야 했다. 과로와 스트레스가 원인이었다.
하지만 메이비는 몸이 아픈 것보다 마음에 더 큰 상처를 받았다. 기사에 붙은 댓글에 더욱 상처를 받고 울어야 했다. ‘라디오 하나 하는데 웬 과로?’라는 네티즌의 무심한 댓글이 큰 상처가 됐던 것이다.
메이비는 당시 2집 마무리 작업에 한창이었다. 수록곡 14곡의 가사를 모두 쓰고, 녹음하느라 하루 2~3시간 밖에 잠을 자지 못했다.
한 달 넘게 그런 생활이 반복되다보니 무리가 왔던 것이다. 빈혈과 어지럼증이 심해졌지만 그래도 라디오 방송은 쾌활하게 진행해야 했다.
하지만 청취자의 사연을 읽으려 고개를 숙이면 고통이 너무 심했다. 결국 8월16일 새벽, 잠을 자다 쓰러지고 말았다. ‘죽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라는 것을 느끼면서.
메이비는 2집이 가수로서 '롱런'을 결정하는 중요한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정성도 많이 쏟았고 그 만큼 스트레스도 컸다.
하지만 사람들은 ‘라디오 하나 하면서 웬 과로?’라고 비아냥거렸고, 메이비는 갑자기 창피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하루 만에 다시 라디오 부스에 앉았다. ‘내가 꼭 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한 몫했다.
“원래는 강철 체력이고 깡도 있어 체력이 안 달렸는데 이번엔 좀 심했는지 그렇게 쓰러질 지 몰랐어요. 세상 천지가 윙윙거리고 어지럼증에 구토까지 하다 입원해 결국 하루 펑크를 내고 말았어요.”
메이비는 성치 않은 몸으로 하루 만에 라디오에 복귀했다. 너무 어지러웠지만 라디오 방송을 하면서 아픈 티를 낼 수 없었다. ‘보이는 라디오’였던 터라 표정이 좋지 않으면 청취자들이 ‘어디 아프냐’는 질문이 계속 쏟아졌고, 아픈 티를 내지 않기 위해 더욱 웃고 떠들었다.
2시간 방송을 하고 나면 머리가 더 아팠다. 최근에서야 몸이 회복됐고, 2집 ‘Love Cloud’를 발표했다.
“2집을 냈을 때는, 죽을 고비를 넘기고 내가 해냈다는 생각에 너무 뿌듯했어요.”
지난해 1집을 내면서 처음엔 앨범을 내는 것만으로 너무 좋았지만, 노래하는 표정이 무표정이어서 ‘무표정 컨셉트’라는 이야기까지 들으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그래서 2집에서는 자신감을 갖고 눈치 보지 말고 가사도 자신이 쓰고 싶은 대로 하자고 다짐했다 한다. 음악도 밝고 경쾌하게 변신해보자며 다양한 음악을 수록했다. 첫 트랙은 재즈풍이며 심지어 록도 있다.
타이틀곡은 ‘못난이’로 사랑할 때는 흐트러진 모습도 예뻐보이지만, 사랑이 식으면 아무리 예쁘게 해도 예쁘게 봐주지 않는 자신은 못난이라며 자책하는 내용이다.
메이비는 ‘못난이’처럼 사랑엔 젬병이었다. 자기방어가 강해서 마음을 완전히 열고 사랑을 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실제 그 동안 사귀었던 사람도 다섯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적으며, 특히 ‘이 사람이 아니면 안된다’는 사람도 못 만나본 것 같다고 했다.
메이비는 이번 앨범을 통해 뮤지션으로 인정받고 싶어했다. 지금은 전곡을 작사했지만 다음엔 작곡에도 도전하며 진정한 싱어송라이터로 거듭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층 예뻐진 메이비는 “연기 제안은 많이 들어오지만 내가 잘하는 것만 하고 싶다”며 음악에 대한 열정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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