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경 김지호 박소현..왕년 청춘스타, '청승녀' 변신

김수진 기자  |  2007.10.31 17:49

오현경, 김지호, 박소현.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왕년 청춘스타. 또 있다. 이들은 방송중인 드라마에서 과거 전성기 당시의 '청춘'을 버리고 시청자들의 동정심을 사고 있는 '청승'연기를 펼치고 있다.

이들은 각각 SBS, MBC, KBS 등 지상파 3사 드라마에 출연하며 세월의 흐름을 녹여내기라도 하듯 '예쁜 아가씨'의 모습이 아닌 30대 여성을 연기한다.

이들 가운데 두드러진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 내고 있는 배우는 오현경. 방송중인 SBS 특별기획 주말극 '조강지처클럽'에서 남편의 외도에 맞서는 일편단심 '나화신'을 연기중이다.

극중 남편 안내상의 모진 구박과 질타, 바람을 피면서도 "이건 바람이 아니고 사랑이다. 니가 사라져야 할 시점이 왔다"는 뻔뻔스런 말 앞에 눈물을 뚝뚝 흘리며 좌절하지만 지금의 상황과 남편은 자신의 운명이라고 받아들이는 여자의 모습을 심도 깊게 연기하며 호평을 이끌어 내고 있다.

개인적인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지난 10년 방송활동을 중단했던 그는 이 작품을 통해 그간의 한이라도 풀어내듯 내공있는 연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김지호 ⓒ김병관 기자 rainkimbk23@


김지호. 1994년 가수 신승훈의 '그 후로 오랫동안' 뮤직비디오로 데뷔했다. 이후 톰보이 이미지의 김지호는 청순가련형의 다른 미인배우와는 차별성을 지니며 급부상했다.

그로부터 13년이 흐른 지금, 방송중인 MBC 아침드라마 '그래도 좋아'에서는 눈물이 마를 날이 없다. 집안이 가난한 치과의사 김현균과 사랑하는 사이지만, 가난한 김지호와의 결혼을 반대하는 누나로 인해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앞으로 사랑없는 결혼을 택하게 될 김지호는 고부갈등으로 더 큰 시련을 겪게 될 예정이다.

김지호 연기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는 상황. "언제나 슬픔에 차 있는 모습이고 지나친 감정연기가 보기 부담스럽다"는 따가운 시선과, "매 장면마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다"는 칭찬에 가까운 시선이 바로 그것.

김지호 ⓒ김병관 기자 rainkimbk23@


1990년대 초 KBS 드라마 '내일은 사랑'에서 이병헌과 풋풋한 대학생활을 연기하던 박소현은 예나 지금이나 고운 외모를 지닌 '골드미스'. 하지만 그는 지금 질곡된 인생을 걷는 '아줌마'를 연기한다.

"내가 아줌마가 될 나이인데 아줌마 연기에 부담없다"는 말로 취재진을 웃음짓게 만들었던 박소현. 그는 방송중인 KBS 2TV '착한여자 백일홍'에서 남편을 하늘나라로 떠나보내고 홀로 3남매를 키우는 '과부'다. 더욱이 일터에서 만난 남자에게 정을 느끼지만 알고보니 유부남. 또한번의 시련인 셈이다.

이 드라마는 슬픈 상황이지만 이시환 등 젊은 연기자를 배치해 경쾌한 상황연출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고 있으며, 박소현은 그 주역으로 손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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