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22.9%에서 2007년 -62.1%로'.
최근 영화진흥위원회가 올해 초부터 지난 9월 말까지 개봉한 한국영화의 평균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다. 관객수는 지난해보다 더욱 줄어들었고 제작비는 늘어난 결과다.
한국영화 시장점유율 역시 지난해보다 낮아서 지난 10월 말 기준 한국영화는 46.4%를 나타냈다.
대다수 영화는 흥행하지 못했고 9월 말까지 개봉한 81편의 한국영 가운데 흑자를 얻은 것은 5편에 불과했다. 한국영화계는 이 같은 상황을 '위기'로 규정하는 듯하다. '위기'는 '기회'라고 말하지만 현재 한국영화계가 맞닥뜨리고 있는 상황은 그 같은 말을 실감하기 어렵게 할 정도다.
영화계는 지난해 스크린쿼터 축소와 잇따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대대적 공세, 투자분위기의 위축, 톱스타급 캐스팅 난항, 기획 및 창작력 부재 등에서 현재 '위기 상황'의 주요 원인을 찾고 있다. 또 영화 불법복제 및 불법 다운로드로 인한 2차 부가판권 시장의 붕괴 등 외부적인 피해 역시 커서 올해에는 유난히 이를 막아보자는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서도 영화 '디 워'와 '화려한 휴가'는 각각 전국 800만명, 7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불러모으며 흥행했다.
또 '식객'과 '바르게 살자', '세븐데이즈' 등 최근 극장가 비수기 속에서 관객의 입소문을 타고 흥행하고 있는 영화들도 기획력의 새로운 기운으로 시선을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영화의 수출 규모는 비록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장동건, 전지현, 이병헌 등 배우들의 해외 시장 진출과 한국영화 할리우드 리메이크 판권 판매, 전도연의 칸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 등에서 보듯 한국영화에 대한 해외 시장의 관심은 여전하다.
충무로는 이처럼 한국영화가 지닌 '보이지 않는 힘'에 기대를 걸고 있다. 영화계 안팎으로 힘겨운 상황이지만 또 다른 '가능성'은 아직 열려 있다는 기대다.
이 같은 한국영화의 상황을 '디 워'의 흥행과 이를 둘러싼 논란에 빗댄다면 무리일까.
'디 워'는 뛰어난 CG 및 특수효과 등으로 지난해 '중천'과 '괴물'에 이어 한 단계 뛰어오른 한국영화의 기술력을 자랑했다. 하지만 그 스토리 구성 및 전개 등 내러티브와 관련해 작품적 완성도면에서는 그리 호평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관객은 열광했다.
이런 상황에서 상당수 영화 관계자들은 '잘 만들어진 영화'와 '재미있는 영화', '흥행할 수 있는 영화'의 기준에 대해 혼란스러워하기도 했다.
문제는 다시, '기본'인 듯하다. 작품적 완성도를 높이며 아울러 대중적으로도 성공하는 영화라는 '두 마리 토끼'는 당장 손에 잡히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동안 관객과 만난 많은 한국영화는 그것이 불가능한 게 아니라고 역설해줬다. 최근 몇 년 사이 이른바 '웰메이드 영화'가 드러낸 가능성과 이에 대한 관객의 관심은 그 여실한 증명이며 이는 충무로가 지닌 커다란 자부심이기도 하다.
'여의주'를 입에 물고 비상하는 '용'은 아니더라도 튼실한 토양 위에서 활짝 꽃피울 한국영화의 2008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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