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순이 "운명에 끌려다니지 말고 먼저 부딪혀라"(종합)

서강대서 특강… "학력문제 때 팬들이 감싸준 것 감사" 눈시울 붉혀

김지연 기자  |  2007.12.05 17:47
↑서강대에서 특강을 한 가수 인순이 ⓒ<임성균 기자 tjdrbs23@>
"운명에 끌려다니지 말고 먼저 부딪혀 보세요."

대한민국에서 혼혈아로 태어나 국민적 가수로 거듭나기까지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던 인순이가 눈물과 웃음으로 600여 학생들을 감동시켰다.

인순이는 5일 오후 3시부터 서울 서강대 메리홀에서 '거위의 꿈-우리는 누구나 꿈꾸는 자가 될 수 있습니다'라는 주제로 약 2시간 동안 특별강연을 가졌다.

이날 강연은 서강대 교목처가 성탄을 앞두고 대림절 특강으로 마련한 것으로, 600여명의 학생들은 2시간이나 계속된 강연에도 불구하고 한 사람도 자리를 떠나지 않고 그녀의 강연을 경청했다.

이날 "편하게 얘기를 나누겠다는 생각으로 왔다"며 강단에 선 인순이는 어린 시절 혼혈아로 자라며 겪었던 아픔과 가수가 되기 위해 젊은 시절 밤무대를 전전했던 얘기, 그리고 지난 9월초 고백한 학력위조 문제까지 다양한 얘기를 솔직하게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특히 감정이 복받친 듯 혼혈아인 자신을 키우며 고생을 많이 한 어머니 얘기와 학력 문제를 털어놓으면서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인순이는 "어릴 적 엄마는 내가 나가서 힘들게 뻔하니까 강하게 훈련시켰던 것 같다"며 "나 때문에 우리 엄마는 동네에서 싸움도 많이 했고, 내가 맞고 들어온 날은 더 심하게 때리셨다. 차라리 때리고 올지언정 맞고 오지는 말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인순이는 "때로는 진짜 엄마 맞나라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덧붙여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혼혈아인 자신의 딸이 혹시라도 매를 맞고 다니지는 않을까하는 염려에 딸은 더 모질게 가르쳤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인순이는 "내 앞에 닥친 일이 커보이지만 두 발짝 물러나 객관적으로 보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학창시절을 돌아봐도 시험이 제일 힘들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가장 쉬운 일이다. 가장 힘든 일을 즐기도록 해보라"고 조언했다.

특히 이 대목에서 인순이는 평소 가슴에 품고 다니는 책의 한 대목을 소개했다.

'울어도 울어도 눈물이 멈추지 않거든 그 눈물로 당신의 마음에 잠들어 있는 행복의 씨앗에 물을 주세요. 그리고 그 씨앗을 잘 키워서 열매를 맺으세요.'

"적어놓고 늘 보며 마음을 다잡는다"는 인순이는 "운명에 끌려다니기 보다는 운명이 정해진 것이라면 먼저 가서 부딪혀보라"며 적극적인 삶의 자세를 강조했다.

또 학력문제와 관련 "나만은 비껴갔으면 했던 일이지만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다"며 "다만 이 일로 인해 사람들의 동정을 받고 싶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인순이는 학력문제가 불거졌음에도 팬들이 따뜻한 사랑으로 감싸준 것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하며 또 한 번 눈시울을 붉혔다.

마지막으로 인순이는 "나는 도전하는 걸 좋아한다. 아시죠?"라며 "50살이 된 지금도 핫팬츠를 입어야 하고 '아줌마'라는 단어 하나로 여자이길 포기하고 싶지 않다"며 늘 도전적인 삶을 살 것을 거듭 강조했다.

↑서강대에서 특강을 한 가수 인순이 ⓒ<임성균 기자 tjdrbs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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