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리퀘스트' 10년 대해부..600억 모아 4만명 도왔다

김현록 기자  |  2007.12.11 09:31

KBS의 대표적인 도네이션 프로그램 KBS 1TV '사랑의 리퀘스트'가 방송 10년을 앞두고 있다. 1997년 12월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 오는 12월 22일이면 꼭 10년째가 된다. 불우한 이웃, 소외받는 이들의 사연을 소개하고 시청자들의 ARS모금 등을 통해 모인 성금을 전달하자는 것이 취지다.

'사랑의 리퀘스트' 제작진에 따르면 1997년 12월부터 2007년 11월말까지 모인 전체 성금은 무려 605억원. 1년에 평균 60억의 성금이 모인 셈이다. 여기에는 일반 시청자들이 보내 온 ARS개인후원과 독지가들의 성금이 모두 포함된다. 요즘엔 한 해 평균 20∼30억의 성금이 모이지만 방송 초기에는 그 규모가 더 컸다. 가장 많은 성금이 모인 1998년에는 ARS만으로 약 72억의 성금이 모였을 정도다.

시청자들의 정성은 방송에 소개된 이웃들과 방송에는 소개되지 않았지만 도움의 손길이 절실히 필요한 이들에게 전달된다.

그 공정성과 투명성이 중요한 만큼 KBS는 한국복지재단과 함께 사연접수 및 검증, 후원금 지원을 10년째 공동으로 해오고 있다. 한국통신 각 전화국에서 이체받은 전화요금이 한국 복지재단 본부에 이체되면 후원금 운영위원회가 지원을 결정하고 이 후원금은 복지재단의 각 지부를 거쳐 수혜자에게 전해진다.

이같은 과정을 거쳐 지금까지 도움을 받은 이들만 무려 4만명에 이른다. 이가운데 약 3만6000명은 방송을 통해 사연이 소개된 이들이고 방송에는 소개되지 않았지만 도움을 받은 이들이 4000명 정도다. 제작진은 프로그램이 10년에 이르다보니 과거 후원을 받았던 수혜자들이 도리어 후원을 해오는 일이 있을 정도라고 귀띔한다.

KBS 간판급 아나운서들은 모두 거쳤다고 할 만큼 화려한 MC진도 눈길을 끈다. 손범수, 이금희, 황수경, 김병찬 등이 대표적. 현재 KBS 뉴스9를 진행중인 김경란 아나운서는 뉴스 앵커에 발탁되면서 당시 맡고 있던 대부분의 프로그램에서 하차했지만 '사랑의 리퀘스트'만큼은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계속 진행하고 있다.

스타들의 참여도 많았다. 여러 스타들이 '사랑의 리퀘스트'를 통해서 후원의 손길을 요청했고, 또 일부는 해외 오지에 가서 봉사 활동을 하고 돌아오기도 했다. 방송 10년을 맞이해서 발매되는 자선 앨범 역시 스타들의 참여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발단은 김종서였다. 김종서는 최근 '사랑의 리퀘스트'에 출연해 난치병 어린이와 함께하는 프로젝트 '세상 밖으로'에 3주간 참여했다. 방송이 끝난 뒤 김종서는 제작진에게 자신이 쓰고 부른 곡을 어려운 이웃에게 바치고 싶다며 기부 의사를 전해왔다.

이를 어떻게 쓸 수 있을까 고심하던 제작진에게 양희은, 김장훈 등이 연이어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혀왔고, 최불암,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안도현 등이 참여하면서 일이 점점 커졌다. KBS 관계자는 "앨범에 참여한 가수와 연기자들이 앨범의 취지에 공감해 노래로 기부를 한 셈"이라며 "이들의 노래 등을 돈으로 따졌을 땐 모무 1억6000만원 가량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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