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안 리가 나타났다! 인터뷰장으로 들어선 한예슬을 보고 절로 이런 탄성이 나왔다. 언론에서 생산, 또 재생산됐던 ‘꼬라지 나상실’도, 영화 홍보영상에서 줄창 보여지는 ‘망가지는 신미수’도 아닌, 우아하면서도 당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여주인공 모습이 오버랩됐다.
활 모양의 크고 선명한 눈썹 밑으로 반짝이는 큰 눈과 1930년대 레트로 스타일의 레이스 원피스, 자연스럽게 묶은 웨이브 헤어가 돋보였다. 문득 금빛 원피스 속에 숨겨진 허리도 비비안 리처럼 18인치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용의주도 미스신'에서 네명의 남성과 연애하는 팔색조 캐릭터를 선보인다는데 영화 안 스타일링도 각기 달랐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거나 자신의 스타일과 가장 비슷한 의상이 있다면?
▶극 중 여러 가지 스타일의 옷을 입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옷은 실내복이었다. 영화처럼 실생활에서 정장을 입고 다닐 수는 없으니까 집안에서 즐겨입는 실내복이 내 평소 스타일과 비슷하기도 하고. 영화에서 입었던 실내복은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얼마나 아기자기하고 패셔너블하던지...마음에 쏙 들었다.
-'환상의 커플' 이후 '용의주도 미스신' 일부 장면에서도 패션과는 관계없는 '망가진' 모습을 선보인다. 여배우로서 이미지 관리에 적잖이 부담되는 의상들도 많았을 텐데.
▶의상이 부담스러웠던 적은 없다. 연기하는 동안에는 당연히 등장인물의 컨셉트에 맞는 의상을 입어야 하니까. 다만, '용의주도 미스신'에서는 삼천배를 하는 장면에서 승복을 입었는데, 모태신앙(한예슬은 기독교인이다)을 갖고 있어 스님 옷을 입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아, 또 하나…극중 이종혁씨를 유혹하기 위해 야한 란제리를 입는 장면도 있었다. 사실 여자들이 스스로 코르셋을 입을 일이 많지 않으니…흠…
- 영화에 등장한 네 명의 남성 파트너 중 영화 속, 또는 일상 생활에서 패션 스타일이 좋은 사람을 꼽는다면?
▶네 명의 남자 파트너들을 촬영장 바깥에서 만난 적은 별로 없어서 평소 어떤 스타일인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촬영이 없을 때는 너나할 것 없이 다들 편한 옷을 입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세련된 메트로폴리탄 스타일을 좋아하기 때문에 극 중에서는 이종혁씨가 입은 의상이 가장 스타일리시한 것 같다. 손호영씨의 힙합 스타일은 내 나이 또래와는 맞지 않는 것 같다. 벌써 나이를 먹었는지…(웃음)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그런 의상도 좋지만.
- 최근 레드카펫 스타일을 보면 대부분 여배우들이 섹시함을 코드로 삼고 있는 것과는 달리 청순한 느낌이다. 레드카펫 의상을 스타일링할 때 일관된 기준이 있는가?
▶스타일링을 할 때는 장소와 느낌에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멋진 스타일링이라도 때와 장소(TPO)에 맞지 않으면 잘못된 것이다. 아직은 신인이라서 섹시하거나 우아한 여신 스타일보다는 밝고 깨끗한 느낌이 적합한 것 같다. 시상식 패션도 명랑하고 발랄한 부분에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앞으로 실력이 쌓이면 성숙한 스타일도 시도할 것이다.
- 새로운 미의 기준이 한예슬 같은 미인형으로 바뀐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만큼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증거인데 몸매나 피부 관리를 위한 비결이 있는지?
▶그런가? 너무너무 영광이다. 몸매나 피부관리에 있어 뭐든지 지나치면 좋지 않은 것 같다. 지나치게 먹는 것도, 지나치게 피부관리에 무관심한 것도 별로 좋지는 않다. 적당히 운동하고 적당히 관리하는 게 좋은 것 같다. 나 스스로도 매사에 적당하게 사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과도하면 꼭 문제가 생긴다.
- 최근 청바지를 직접 디자인해 출시할 정도로 청바지 마니아로도 평이 나있던데, 좋아하는 청바지 스타일이 있다면?
▶청바지를 입어서 마음에 들면 그 브랜드만 입는 경향이 있다. 디자인이나 액세서리가 많은 청바지보다는 심플한 것을 좋아한다. 워싱(일부러 낡게 표현하는 기법)이 있어 빈티지한 느낌, 이른바 구제 청바지를 선호한다. 나팔바지나 스키니진보다는 전통적인 일자 청바지를 더 좋아한다.
- ‘한예슬표 패션 스타일’을 따라하고 싶은 샌시 회원들을 위해 조언 한마디 해달라. 좋아하는 색깔이나 스타일이 있다면?
▶ 화이트나 블랙, 그레이 같은 무채색이 오래 입어도 싫증나지 않아 좋다. 예쁜 티셔츠와 피트감이 좋은 청바지를 함께 입는 것을 좋아한다. 과도한 액세서리 사용은 싫다. 음…내가 선호하는 패션 스타일이라면, ‘뭔가 하나가 부족한 듯한 스타일’이다. 너무 완벽하면 스타일이 오히려 빛이 바래는 것 같다. 일부러 멋내는 것보다는 자연스러운 게 좋다.
- 부모님이 미국에 계시고 미국 체류 경험도 오래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미국에서는 패션 쇼핑을 어디에서 많이 했는지?
▶패션중심지 할리우드의 로데오, 멜로즈 등을 즐겨 찾았다. (한예슬은 캘리포니아 출신이다) 할리우드에는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멀티샵(편집매장)도 많다. 매장 주인의 취향에 따라 한 곳에서 여러 가지 다양한 아이템을 골라 살 수 있어 좋다.
- 국내에서 패션쇼핑은 주로 어디서 하는가?
▶멀티샵도 좋아하고, 백화점도 가고, 길거리에서도 가끔 옷을 산다. 시간이 없을 때는 스타일리스트 언니가 하는 쇼핑몰에서 구입하기도 한다. 가격도 적당하고 좋은 물건이 많다.
- 인터넷에서도 물건을 고른다니 의외다. 쇼핑습관이 있다면? 아울렛을 주로 이용하는 짠돌이형? 한곳에서 왕창 많이 사는 기분파형? 오랫동안 옷을 고르는 꼼꼼형?
▶오랫동안 쉬지 않고 활동했을 때는 왕창 쇼핑하는 것으로 내 자신에게 휴식과 보상을 주고 싶을 때가 있다. 이곳저곳에서 꼼꼼히 고르기도 하고…물건을 깎아서 싸게 샀을 때는 쾌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고…한 가지로 정의내리기 어렵다. 모든 면이 다 존재하는 것 같다!
-자신이 생각하는 연예계 최고의 패셔니스타가 있다면?
▶정려원. 친구이기도 하지만 려원은 자신에게 잘 어울리고 자신이 잘 표현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를 안다. 보통 사람들도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옷을 잘 입는 것 같다.
-둘 중 누가 더 패션 감각이 좋은 것 같나?
▶그렇게 묻는 의도가 무언지?(웃음) 글쎄…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나 같은 경우는 스타일을 하나로 규정할 수 없지 않은가. 려원이도 그렇고…
/옥션 샌시(sancy.auction.co.kr) 윤희 패션컬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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