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가수 데니안, god의 데니안으로 익숙한 그가 영화배우 데니안, 탤런트 데니안으로 우리 앞에 섰다. 가수들의 연기자 데뷔가 새삼스럽지 않은 시기, 데니안 역시 god가 활동을 중단한 뒤 DJ, 콩트 연기자로 활동하며 본격 연기자 데뷔의 수순을 밟아왔다. 그리고 이제 그 결과물이 첫 선을 보였다. 1일 개봉한 '기다리다 미쳐'(감독 류승진·제작 아이필름 블루버스픽쳐스)다.
군대 간 남친들과 사회에 남은 여친들의 4색 연애 이야기를 그려낸 로맨틱 코미디 '기다리다 미쳐'는 부끄럽지 않은 결과물이다. 순진한 키보디스트 아가씨의 마음을 좀처럼 알아채지 못하다가 군대에 가서야 감을 잡는, 어딘지 순진한 밴드 기타리스트 민철이 데니안의 몫. 그는 가수로서의 경험을 그럴듯하게 살려 연기자로서 첫 발을 안정적으로 내딛는다.
"god 데뷔 때 기분이라고는 했지만 사실 그때보다 더 부담이 돼요. 그땐 사람들이 저희를 모르셨잖아요. 하나씩 저희를 알아가셨지만 지금은 이미 많은 분들이 저를 아시고 많은 정보를 아는 상태에서 제 연기를 보신다는 게 얼마나 긴장이 되는지 몰라요. 그땐 잃을 것도 없었죠. 아직 부족하지만 지금도 전 잃을 게 없다고 생각해요. 잃는다 해도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구요. 두렵지 않습니다."
다섯이 하나가 되었으니 스스로 해야 할 몫도 더 커졌다. 데니안은 운동도 하고 살도 찌우고 피부도 가꿔가며 지난 2년을 보냈다. 덕분일까, 홀로 선 데니안은 그 전보다 훨씬 당당해 보였다. 5kg 넘게 늘어난 몸무게 탓도 있을 것이라며 그는 웃었다. 요새 홍보 활동을 하면서 바빠서 운동을 못했더니 조금 살이 빠져 "아깝고도 야속"하단다.
"god 시절 공연을 할 때 웃옷을 단 한번도 안 벗은 게 바로 저랑 태우예요. 저는 너무 말라서, 태우는 너무 쪄서. 전 민소매도 못 입다가 이번에 영화에서 처음 노출신을 찍었죠. 태우도 군대가서 초반에 많이 뺐는데 지금은 다시 쪘다더라구요. 걔 못빼요.(웃음)"
배우 데니안은 그렇게 god의 데니안을 오갔다. 특히 이번 '기다리다 미쳐'는 손호영의 '용의주도 미스신', 윤계상의 '6년째 열애중'과 비슷한 시기 개봉을 하게 돼 god 데니안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다. 연이은 질문공세 덕에 god는 해체되지 않았다고 못박는 게 어느덧 입버릇이 됐지만 목소리에 실린 멤버들에 대한 애정은 여전했다.
"호영이 영화랑 제 영화가 잘 돼서 영화관에 오래 걸려있다가 계상이 영화가 개봉할 때 동시에 걸려있었으면 하는 게 제 바람이에요. 사실 각자 활동하는 god 모두가 경쟁상대죠. 제 영화가 잘됐으면 하는 바람이 왜 없겠어요. god로 언젠가 다시 뭉칠 것이기 때문에 홀로 활동하는 동안도 더 긴장하게 돼요."
이름 앞에 붙는 god란 수식어가 여전히 자랑스런 그의 목표는 다름아닌 god의 데니안에서 한발 벗어나는 것. 데니안은 "가수 하기 전에 꿈꿨던 건 이미 다 이룬 것 같다"며 "하지만 그로 인해 새로운 꿈들이 생겼다. 프로듀서로서의 활동, 후배 양성. 그리고 연기자 데니안"이라고 조심스럽게 털어놨다.
"2008년의 제 목표는 연기 잘하는 데니안이 되는 것이 아니라 어색하지 않은 연기자 데니안이 되는 거예요. 계속 어색하다면 god 데니안으로만 봐주시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극중 인물로 저를 봐주실 거라 생각해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하지만 거기 그치지 않고 열심히 '잘'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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