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어폰어타임' 일제시대에 미니스커트가?

김태은 기자  |  2008.01.24 11:48

31일 개봉하는 영화 '원스어폰어타임'(감독 정용기·제작 ㈜윈엔터테인먼트)이 극중 시대를 초월한 의상들이 고증을 잘못한 것이 아니라 '퓨전'인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23일 언론시사된 '원스어폰어타임'은 1945년 8월15일 해방 며칠 전 경성을 주요 배경으로 '동방의 빛'이라는 보물을 차지하기 위한 인물들의 좇고 쫓기는 암투를 그렸다. 시대 설정은 이렇지만 출연자들이 입고 나오는 의상은 시대와 걸맞지 않게 지나치게 현대적인 경우가 많아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연회 서빙시에 미니스커트에 스타킹을 착용한 웨이트리스를 등장시키는가 하면, 카고바지(일명 건빵바지)와 목과 아랫부분을 줄로 조이도록 디자인된 점퍼 등 현대에 유행하는 의상들이 종종 선보인다.

뿐만 아니라 포스터에 등장하는 여주인공 이보영이 입은 양 어깨만 파인 디자인의 상의나 사이버틱한 바지, 모두 눈에 띄게 미래적이다. 극중 입은 드레스나 액세서리의 디자인도 어리둥절할 만큼 세련된 것들이 있다.

이에 대해 '원스어폰어타임' 김성민 프로듀서는 24일 "의상 뿐 아니라 미술, 음악도 초반 기획단계부터 현대적인 것을 가미하기로 했다. 고증에 매달리다보면 관객이 보기에는 낡고 익숙하게 느껴지리라 생각해서, 당시 신문물을 접한 이들의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이같은 설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60~70%는 당시 고증에 따랐고, 30~40%는 퓨전을 가미했다고 보면 된다. 과거에 치중하기보다는 현대적으로 보여졌으면 좋겠다는 의도"라며 "감독님에게 오케이 사인을 받은 의상은 모두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주인공 박용우나 이보영 역시 당시 억눌려있는 사람들과 달리, 굉장히 현대적인 캐릭터를 가진 인물들이다. 이보영이 부르는 팝이나 엔카 스타일의 노래도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형식이고, 반주를 맡은 밴드도 당시 국내에는 없던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시사후 가진 인터뷰에서 박용우는 "이 영화를 퓨전 영화라고 생각한다"며 "감독님과 사전에 말투를 고증에 맞출까 의논하다가 거기에 얽매이지 말자고 결론내렸다. 그렇게 하면 자유롭게 연기하는데 대한 한계가 있을 것 같아서다. 그래서 시나리오에는 작가가 그 시대 말투로 대사를 썼지만, 그냥 마음 편하게 내 어투에 맞춰서 연기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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