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8일까지 이어지는 올 설 연휴를 맞아 영화 배급사마다 '총성 없는 전쟁'이 연일 벌어지고 있다.
설 연휴 시즌을 눈앞에 둔 31일, 나란히 개봉하는 '슈퍼맨이었던 사나이'와 '라듸오 데이즈', '더 게임' '원스어폰어타임'이 모두 첫 시사를 마치고 본격적인 배급 경쟁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이번 설 '대첩'은 유례없는 배급 전쟁이 예고될 정도로 각 배급사들의 신경전이 벌써부터 치열하다. 이미 영화들의 뚜껑이 열린 만큼 어느 영화가 더 많은 스크린을 확보하느냐가 설 '대첩'의 승자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난 추석 시즌처럼 이번 설 연휴에도 시장을 선도할 확실한 작품이 눈에 띄지 않는 데 있다.
오히려 개봉 4주차에 접어들면서 250만 관객을 동원하고 있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하 우생순)이 설 연휴에도 여전히 강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가족 관객 동원력이 큰 데다 2008 베이징 올림픽 한일 핸드볼 재경기 등 '호재'가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우생순'은 상대적으로 메이저 배급사들이 설 연휴를 노려 '무주공산'이다시피 했던 10일 개봉해 스크린을 여유있게 확보할 수 있었다. '우생순'의 배급을 맡은 싸이더스FNH 관계자는 "설 연휴에 배급하는 '라듸오 데이즈'와는 달리 '우생순'은 배급이 한결 수월했다"면서 "아직까지 관객 동원력이 있기 때문에 설 연휴에도 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극장 입장에서도 관객이 많이 찾는 '검증된' 영화의 스크린수를 무턱대고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우생순' 딜레마에 빠진 다른 배급사들은 현재 저마다 스크린을 몇개 확보할 것인지에 대해 쉬쉬하면서 상황을 탐색하고 있다.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를 제작한 CJ엔터테인먼트와 '원스어폰어타임'으로 배급업에 뛰어든 SKT, '우생순'에 이어 또 '라듸오 데이즈'로 또 한 번 대박을 노리는 싸이더스FNH, '더 게임'의 프라임엔터테인먼트 등은 저마다 스크린 확보에 전념하고 있는 상황이다.
2월5일 개봉하는 '6년째 연애중'과 '마지막 선물'까지 더하면 설 연휴 영화의 상영관수는 가히 포화 상태가 될 전망이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심혈을 기울인 영화들이 차가운 배급의 논리에 따라 일주일을 못넘기고 다른 영화에 자리를 내 줄 공산이 크다. 개봉 후 3일 성적으로 '퐁당퐁당'(교차 상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때문에 극장과 배급사 입장에서는 스크린을 나눠먹다가 공멸하느냐, 아니면 될 만한 영화에 올인하느냐를 놓고 고민 중이다. 현재로서는 최대한 스크린을 확보하는 것 외에는 별 대안이 없지만 초반 성적에 따라 배급 상황이 급격하게 변할 수 있다.
한 멀티 체인 관계자는 "'우생순'을 포함하면 설연휴에 한국영화만 최대 7편 가량이 격돌한다. 외화까지 합하면 자리가 없기 때문에 초반 흥행 성적에 따라 희비가 크게 엇갈릴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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