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이, 민국씨', 상투적이지만 아름답고 따뜻한

김태은 기자  |  2008.02.05 08:40


조금 덜 한 바보와 조금 더한 바보가 나온다고 해서 할리우드 영화 '덤앤더머'를 떠올려서는 안된다.

4일 공개된 영화 '대한이, 민국씨'(감독 최진원·제작 퍼니필름)은 우화(愚話, 바보이야기)를 통해 우화(寓話, 풍자와 교훈을 주는 이야기)의 효과를 냈다.

고아원 동기인 발달장애인 대한(최성국 분)과 민국(공형진 분)은 세차를 하며 생계를 꾸려간다. 이들은 소위 지능이 떨어지는 바보지만, '정상적인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거나 혹은 위협하는 존재가 아니다.

너무 솔직하고 순박하다보니 주변인들까지 감화시킨다. 이들에게 발길질을 하다가 고소까지 당하는 박형사(윤제문 분). 사회에 대한 불만으로 때리고, 찌르고, 불지르는 범죄자들과 부딪히다가 정직하고 착한 대한이와 민국이를 떠올리고 결국 그들의 듬직한 지지자가 된다.

대한이 짝사랑하는 지은(최정원 분)을 통해 볼 수 있듯 '어린왕자'와 같이 맑고 깨끗한 마음을 지니고 있기에, 바보가 아니었더라도 우리 중 누구나 한때 지니고 있던 순수를 되새기게 한다. 함께 잠든 지은의 얼굴에 차마 손가락도 대지 못하는 꽃잎같은 마음이다.

이루고 싶은 것들이 많은, 우리가 잃어버린 소박한 꿈과 희망을 계속해서 안고가는 이들이다. 서로의 바람을 존중하고, 의지하고 의논하는 두 사람만의 순수한 우정도 부러울 정도다. 잘나고 싶은 세상에서 "내가 바보지, 넌 바보 아니야"라고 말할 수 있는 이가 몇 명이나 될까.

반면 이들과 고아원에서 함께 자란 지은은 그리워하던 어머니를 찾지만, 결국 자신의 이기적 필요에 의한 것임을 알게 되고도 이를 받아들인다. 각박하고 셈빠른 관객 자신의 모습에 대한 반성도 이끌어낸다.

공형진의 표현처럼 '상투적이지만 아름답고 따뜻한' 영화라 할 수 있겠다. 정교한 플롯이나 논리적인 동기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캐릭터 영화의 전형을 잘 따랐다. 다른 이들보다 부족하지만, 자신들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열성 만큼은 뒤지지 않는 이들은 해피엔딩을 맞을 것인가.

도식적이고 작위적인 면이 있지만 군더더기 없이 '잘나왔다'. 장난기 어린 외모에 어울리는 동심을 살려낸 공형진의 천진한 연기가 좋았다. 삶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자극받고 싶은 이들에게 권한다. 1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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