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1일 개봉한 영화 '라듸오 데이즈'(감독 하기호·제작 싸이더스FNH)가 첫 언론 공개된 날, 배우 류승범은 당황을 감추지 못했다.
조선 최초의 라디오방송국에서 한량 PD 로이드 박 역을 맡은 류승범은 자신의 캐릭터를 설명해줄 수 있는 분량이 대거 편집됐기 때문이다. 하기호 감독은 "너무 골고루 많이들 편집돼 미안하게 생각한다. 한 분 편집할 때마다 술 먹으면서 괴로워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로이드는 지금껏 여자 말고는 의욕을 가져본 적 없는 캐릭터. 흠모하는 신여성 재즈가수 마리의 환심을 사기위해 얼결에 시작한 조선 최초의 라디오 드라마 '사랑의 불꽃'이 뜻밖의 인기를 얻게 되면서 생애 처음 의지를 불태우는 것으로 설정됐다. 하지만 상영분에는 '사랑의 불꽃'을 제작하는 과정 위주로 편집됐다.
영화사측이 공개한 삭제 분량에는 마리에게 마음을 빼앗긴 로이드가 길거리에서 난동을 부리거나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해 평상에 누워서 귀여운 앙탈을 부리는 장면 등이 포함돼있다. 기녀의 치맛폭에 마리의 얼굴을 그리는가 하면, 연못가에 노상방뇨를 하면서도 '잉어 여러분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빼먹지 않는 능청스러움 까지 겸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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