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왜 '1박2일'에 열광하나?①

[★리포트]'1박2일' 집중분석

김수진 기자  |  2008.04.24 07:30
KBS 2TV '해피선데이'의 '1박2일'

"어제 '1박2일' 봤어?"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 20·30대 직장인의 주된 화제는 방송중인 KBS 2TV '해피선데이'의 '1박2일'(연출 이명한, 나영성ㆍ구성 이우정)이다.

'1박2일'에 등장하는 개 '상근이'마저 스타 부럽지않은 화제가 될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첫 선을 보였을 당시만 해도 '1박2일'은 리얼버라이어티라는 이유만으로 MBC '무한도전'과 비교되며 '따라하기'라는 곱지않은 시선을 받았던 게 사실이다.

'1박2일'은 최고 분당 시청률이 30% 이상을 기록하고 있으며, 단독프로그램으로 독립시키라는 시청자들의 아우성이 끊이질 않을 정도로 화제다. 왜, '1박2일'이 인기일까. 열광하는 대표 집단을 살펴보자.

386 남성들, TV 앞으로 모여!

'1박2일'은 강호동, 김C, 이수근, 은지원, 이승기, MC몽이 1박2일 동안 국내 여행지에서 벌이는 야생체험이다. 초등학생 시절 보이스카우트를 연상케한다.

바쁜 일상에 여유없는 30~40대 남성들에게 '1박2일' 멤버가 떠나는 여행은 동경의 대상이다. 대학시절 친구들과 떠나 아무 걱정 없이 놀았던 MT에 대한 향수. 반복되는 작업에 지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마음을 대신해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준다고 제작진은 설명했다.

더욱이 강호동 등 6명이 떠나는 여행은 언제나 순탄하지 않다. 유명한 휴양지나 관광지 대신 아무도 모르는 개발되지 않은 자연환경은 또다른 휴식을 제공한다.

'1박2일'의 제작진은 "존 트라볼타, 팀 앨런 등 중년의 배우들이 출연해 갱년기 우울증에 빠진 네 명의 친구들이 오토바이 여행을 떠나며 겪는 해프닝을 다룬 '와일드 혹스'(Wild Hogs)의 흥행은 '1박2일'의 인기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고 말했다.

'1박2일', 초등학생도 열혈시청자

'친구야~ 놀자!' 유치한 장난과 생각이 없이 툭툭 내뱉는 말투로 '은초딩'이라 불리는 은지원. '1박2일' 돌풍의 주역인 은지원은 초등학생 같은 말투와 행동으로 어린 시청자들의 친구로 자리매김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초등학생과 눈높이를 나란히 하거나 혹은 초등학생들이 보기에도 더 어려보이는 캐릭터 '은초딩' 은지원은 초등학생 시청자를 불러 모으고 있다.

'은초딩'외에 상근이도 초등학생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다른 출연자들에 비해 등장 분량은 적지만 애완견 상근이가 어린 시청자에게 주는 친근함은 초반 제작진의 기대를 넘어섰다.

한 제작진은 "풍성한 새 하얀 털에 큰 덩치, 그러나 순둥이 같은 모습이 만화적인 요소를 더해 어린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 '1박2일'팀 이리로 오시요!

'1박2일'이 다녀간 곳은 언제나 문의전화가 빗발친다. 최근 '1박2일'팀의 촬영지였던 한강캠핑장은 7월까지 예약이 거의 다 찬 상태다. 누구나 알고 있던 관광지를 소개하기보다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을 찾아가는 '1박2일'의 특성상 방송을 통해 그곳에 대해 새롭게 아는 시청자들이 많다.

방송 효과가 직접적인 관광수입으로 나타나자 지역의 관광산업에 관심이 있는 많은 지자체들이 '1박2일' 유치경쟁까지 벌이고 있다.

과거 행정처리 일색의 역할에서 벗어나 이제는 본인의 고장, 지역을 보다 더 친근하고 적극적인 방법으로 홍보하려는 지자체가 많아지면서 '1박2일'의 촬영지로 선정되길 희망하는 곳이 많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한 제작진은 "1박2일' 역시 해당 지역의 지자체의 협조를 받아 촬영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장소 협조, 숨겨진 비경을 추천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지자체 역시 남녀노소 다양한 연령층으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1박2일'을 통해 고장을 자연스럽고 친근하게 소개하려는 추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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