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민감한 사회문제 '거침없이 하이킥'

전형화 기자  |  2008.05.06 10:34


연예인들이 정치에 입을 열기 시작했다. 그동안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 후속 여파를 우려해 입을 닫기 마련이었던 연예인들이 홈페이지를 통해 또는 방송을 통해 자신들의 생각을 속속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공인으로서 책무를 다하는 것이라는 평과 짧은 지식으로 섣부른 여론 몰이라는 평이 오가는 등 사회적인 반향이 커져가고 있다.

최근 미국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 김민선을 비롯해 김희철,김상혁 김혜수 하리수 세븐 송백경 이동욱 등이 자신들의 홈페이지를 통해 거침없는 의견을 내놔 파장이 커지는 데 한몫했다. 이들은 미국 쇠고기 수입에 비판적인 네티즌에 '개념 연예인'으로 불리고 있다.

지난 3일 방영된 MBC '명랑 히어로'에서는 이하늘이 "대통령이 잠이 덜 깨서"라며 쇠고기 수입 협상과 관련해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과거 선배 연예인들이 정치색을 드러냈다 불이익을 당해 몸조심을 했던 것과는 달리 최근 신세대 스타들은 정치적인 문제에 의견을 드러내는데 적극적이다.

신해철이 '100분 토론'에서 간통죄 폐지를 거론하고 김부선이 대마초를 마약으로 볼 수 없다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혔지만 사회적으로 공론화하는데 미흡한 데 비해 이번 쇠고기 수입 파문은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80만 회원을 자랑하는 동방신기의 팬클럽 카시오페아는 "오빠들을 위해 미국 쇠고기 수입을 막자"는 격문을 홈폐이지에 올리기도 하는 등 인터넷 문화에 익숙한 10대들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촛불 시위와 광장 문화를 경험했던 이들은 자신들의 의견 통로로 활용되는 미니홈페이지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면에서 차별을 이룬다.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 시위에 10대들이 50%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이들에 영향을 미치는 대중스타들의 영향은 그대로 입증된다.

스타들은 그동안 민감한 정치적인 문제에는 입을 닫기 마련이었다.

대통령과 얼굴이 닮았다는 이유만으로 방송 출연이 금지됐던 시절을 거쳤던 터라 몸을 사릴 뿐 아니라 연예인이 정치까지 나서냐는 대중의 시선도 뒤따랐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태안 봉사활동을 비롯해 연예인들의 사회 참여가 많아지면서 그들을 바라보는 대중의 눈높이도 달라졌다. 지난 총선에는 문소리를 비롯해 유례없을 정도로 많은 연예인들이 자신들이 지지하는 후보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예전에는 찾아볼 수 없는 일이었다.

배용준이 '외출' 제작보고회에서 당시 불거진 일본의 독도 망언과 관련해 주저하다 "나도 한국인"이라고 이야기한 뒤 보도자료로 자신의 입장을 밝혔던 것과 비하면 격세지감이 들 정도이다.

부시 미국 대통령의 정책을 노골적으로 반대하는 마이클 무어 같은 감독이 있는 미국과 굳이 비교하지 않더라도 연예인들의 정치 참여는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CF에서 환한 미소만 짖던 연예인들이 공공의 이익을 위해 입을 열 때 대중은 묘한 동질감과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다만 연예인들의 정치 참여에는 그만한 책임도 뒤따른다. 이번 미국 쇠고기 수입에 대한 연예인들의 입장 표명이 정화되지 않은 표현으로 대중의 감정에 호소한 것과 유행처럼 번지는 데는 일말의 불안함이 담겨있다.

깊은 생각과 고민에 따르기 보다는 현상에 대한 직각적인 반응으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신해철과 김부선 등 선배들이 자신의 생각을 공개석상에서 밝혔던 것처럼 광우병 문제로 의견을 밝힌 어린 스타들이 인터넷외에 공적인 자리에서 입장을 드러낼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사회적으로 민감한 문제에 거침없이 하이킥을 날리는 연예인들이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 미덥게 되기 위해서는 발언의 파장을 의식할 정도 깊은 생각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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