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인표 "탈북자가 불쌍해서 돕자는 게 아니다"

전형화 기자  |  2008.06.05 16:43
차인표 ⓒ임성균 기자 tjdrbs23@



배우 차인표가 탈북을 소재로 한 영화 '크로싱'에 출연하면서 왜 탈북자를 도와야 하는지 이유를 깨달았다고 밝혔다.

차인표는 5일 오후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크로싱’(감독 김태균, 제작 캠프B) 기자간담회에서 "탈북자를 소재로 한 영화를 찍었다고 해서 갑자기 탈북자를 돕자고 이야기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극중 아내의 약을 구하기 위해 11살 난 아들을 두고 중국으로 탈북한 남자를 연기한 차인표는 "이번 영화를 하게 되면서 탈북자에 대한 공부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차인표는 "탈북자가 착해서 돕자거나 불쌍해서 돕자는 게 아니다. 그런 자격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다만 길거리에서 개가 맞아도 도와주는 게 인간의 마음인데 한민족으로 돕고자 하는 마음으로 깃발을 드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차인표는 "'크로싱'이나 아프리카 어린이를 돕는 일이나 우리 주위의 어려운 분들을 돕는 것이나 모두 자기 이웃을 돕는 마음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탈북자를 돕고자 하는 마음은 누구나 있으며 어디선가 신호를 받으면 깨닫게 되는 것 같다. 나 역시 그랬고, 이 영화를 보는 사람들에게도 그런 신호가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차인표는 고비사막에서 행글라이더를 타다가 길을 잃었던 경험을 소개했다.

차인표는 "행글라이더를 타고 가던 중 GPS가 꺼져 한동안 길을 잃었다"면서 "'차인표, 고비사막에서 실종'이라는 기사 헤드라인이 떠오르더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 때 나는 숙련된 조종사와 함께 있지만 막막했다. 그런 곳을 어린이와 여자들이 목숨을 걸고 넘는 심정이 어떨까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차인표는 "관객이 관심 없는 소재를 홍보하는 것 같아 미안한 감정이 든다"면서 "내 이런 감정이 오해였고, 한 명이라도 이 영화에 감흥을 받는 관객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크로싱'은 오는 2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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