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엽, 멀리뛰기 위해 움추린 진짜 '프로'

[이수연의 클릭!방송가]

이수연   |  2008.06.24 08:56

그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는 이렇다.

재치있다. 입담이 수려하다. 머리가 무지 좋다. 똘똘이 스머프같다. 게다가 코미디언중에선 수려한 외모를 자랑(?)한다. 이 정도쯤 이야기하면 눈치채셨을라나? 이 사람이 누구냐하면 바로 신동엽이다.

여기에 그와 일해 본 제작진들의 평가는 하나 더 들어간다. 그것이 뭣이냐, 하면 정말 “프로패셔널”하단거다. “프로패셔널”이라... 이 말이 한 편으론 너무 뭉뚱그려진 표현이라 구체적으로 뭘 말하는지 조금은 알쏭달쏭하실 것이다. 그렇담 좀 더 풀어서 말씀드리자면, 그는 이렇단다.

여러분들도 다들 아시다시피 '헤이헤이헤이' 시절의 그를 기억하실 것이다. 여자, 변태(?)를 비롯한 각종 독특한 캐릭터로 분한 천연덕스런 그의 연기는 일품이었지 않은가. 그 때의 제작진 중 한 명은 ‘동엽이 오빠가 대본이나 완성된 콩트 VCR 화면을 볼 땐 너무 긴장되는거야.’ 라는 이야기를 했고, ‘왜? 정말 재미있는 분인데 왜 그렇게 긴장이 되는건데?’라고 반문했다. 그랬더니 ‘왜냐면 말이지... 동엽 오빠는 그냥 잠깐 녹화 때 와서 MC 보고 가는 단순한 연예인이 아니란 거야.’라며 대답을 시작했다.

신동엽, 그는 그저 녹화 몇 시간 대본 분량대로 하고 다음 스케줄로 가는 MC가 아니란다. 왜? 자신은 MC라기보단 제작진 중의 한 명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완성된 콩트 등의 화면을 볼 때도 그저 만들어진 거 보고 대충하는 게 아니라, ‘이 부분은 요렇게 하면 더 좋지 않을까? 아님, 요건 어떨까?’ 등등의 자신의 의견을 말하며 때에 따라선 적나라한 평가도 마다하지 않고 한단다. 때로는 자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회의도 함께 참여한단다.

맞다. 그가 몸담고 있는 프로그램 사무실을 지나가다 보면 제작진들과 함께 회의하고 있는 모습을 가끔씩 목격하기도 했으니까. 어디 이뿐이랴. 가끔은 제작진들을 ‘워워~’ 진정시켜 주기도 한다. 이건 또 무슨 이야긴가하면, '헤이헤이헤이'에서 이런 일이 있었단다. 자극적인 소재가 시청률도 잘 나오고 먹힐 때가 많다보니 가끔씩 많~이 독하다, 싶을 정도의 콩트 내용을 제작진들이 짤 때가 있단다. 그럴 땐 재미도 좋고 시청률도 다 좋지만, 너무 이렇게만 가는 건 아닌 건 같다, 라며 ‘워워~’ 진정시켜 준다는 말씀.

이 이야기를 옆에서 함께 들었던 예전 신동엽과 함께 '있다, 없다'를 했던 제작진도 한 마디 거들었다. ‘맞아요. 동엽 오빠는 진짜 그래요. '있다, 없다'에서 야외 VCR을 찍은 걸 볼 때도 굉장히 생각하시면서 보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늘 VCR을 시사하기 전에, 오늘은 동엽 오빠가 어떤 평가를 할까?, 하는 기대감도 있었어요.’라며 맞장구를 치는 게 아닌가.

그가 이렇다보니 제작진들은 항상 그의 이야기를 굉장히 신중하게 귀담아 듣게 된단다. 그리고 그가 ‘이건 좀 아닌 거 같은데...’라는 말이 나오면 진짜로 심각하게 고민도 하게 된다나. 그의 이런 모습들을 이야기하며 신동엽, 그는 진짜 프로그램을 함께 만드는 ‘주인 정신’으로 참여한다며 “프로패셔널”한 사람이란 평가를 한 것이라고.

그러나, 요즘은 그가 방송일뿐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대표일까지 하다보니 바쁘고 솔직히 막 흥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없어서 약간은 주춤해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분명히 다시 1위 탈환(?)을 할 것이란 믿음이 생긴다. 왜? 그는 진짜 “프로”니까! 다만 지금 이 시기는 어쩌면 그저 개구리 뒷발질하기 전 잠깐의 시간이며, 멀리뛰기하기 전 도약 발판을 밟는 바로 그 순간이고, 또 자동차 엑셀을 다시 막 세게 밟으려는 그 타이밍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수연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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