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백' 서태지, 4년전 복귀와 같은점 vs 다른점

길혜성 기자  |  2008.07.09 17:19

지난 92년 데뷔 후 새 앨범을 낼 때마다 가요계를 넘어 대중문화계 전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온 서태지. 지난 90년대 강렬한 댄스 음악은 물론 힙합, 록 음악까지 섭렵하며 '90년대 문화 대통령'으로까지 불렸던 그이기에 오는 29일, 4년여만의 컴백에도 가요 관계자들 및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004년 1월, 7집 앨범을 발표하며 그 해 여름 7집 활동을 끝낸 서태지는 오는 29일 총 4곡이 실린 새 싱글을 발매한다. 4년여 만에 가요계로 돌아오는 셈이다.

'대표 신비주의 가수'로도 불리는 서태지는 그 명성답게 컴백 방법에 있어서도 매번 같은 듯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팬들의 가슴을 더욱 설레게 했다.

서태지의 4년여만의 컴백을 앞두고, 4년 전 복귀 때와 비교할 때 과연 그가 이번에는 과연 어떤 모습을 보이고 있는지를 살펴봤다.

▶같은 점

4년 전 컴백 때에도 복귀 공연 직전에 스페셜 방송을 선보였던 서태지는 이번에도 특집 프로그램을 통해 새 앨범 제작 과정 및 근황을 시청자들에 먼저 전할 예정이다.

서태지는 7집 컴백 당시이던 지난 2004년 1월 28일 MBC 특집 다큐멘터리 '서태지 20040129'를 통해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자신의 음악 작업 모습 및 R/C카 등 취미 생활 등을 팬들에 전했다. 지난 2004년 1월 29일, 31일, 2월 1일 사흘 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가졌던 컴백 콘서트에 앞서 자신의 소식을 방송을 통해 먼저 알린 것이다.

당시의 서태지 특집 방송은 컴백 공연에 대한 궁금증과 관심을 더욱 높였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서태지는 이번에도 컴백 공연 직전에 방송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시청자들에 먼저 선보일 계획이다.

서태지는 오는 29일 새 싱글을 발매한 뒤 오는 8월 6일 방송될 MBC 특집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과 만난다. MBC 측은 "이번 서태지 컴백 스페셜 방송에는 서태지가 4년 만에 발표한 새 싱글곡들을 야외 무대 및 스튜디오에서 부르는 모습, 즉 신곡 발표 뒤 처음 갖는 공연 장면은 물론 서태지가 강원도의 흉가 등에서 신곡 작업을 해 왔던 과정 등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꾸민 분량 등이 담길 것"이라고 전했다.

서태지는 이번 방송이 끝난 뒤 8월 15일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 열릴 'ETPFEST' 공연을 통해 새 싱글 발매 뒤 팬들과 오프라인 상에서 처음으로 조우할 예정이다.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복귀를 알린 점도 4년 전과 변함없다.

서태지는 7집 컴백을 2달여 앞 둔 지난 2003년 11월 말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인 서태지닷컴을 통해 "너는 비로소 나를 나일 수 있게 만들었고, 나는 그것으로 새로운 소리를 만들어 너의 꿈을 지킬 힘이 되려 한다. 내 유일하고도 미약한 재능이 희망으로 불릴 수 있게 한 너에게 38개월의 노력을 바친다. 이천삼년십일월이십일. 일곱번째 소리를 완성하며... 태지"라는 내용을 글을 남기며 7집 컴백을 알렸다.

서태지는 이번에도 새 싱글 발매를 한 달여 남겨 놓은 이달 3일 "태초의 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다면. 나와 같은 프리퀀시의 너 그리고 우리의 여덟 번째 소리가 잉태될 것이다.080729 SEOTAIJI 8th ATOMOS"란 글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직접 올렸다.

이 점 역시 서태지의 새 음악에 대한 관심과 궁금증을 더욱 증가시켰다는 분석이다.

한편 서태지는 컴백 후 블록버스터급 이벤트를 선보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리고 이번에도 이러한 특성은 어김없이 실천될 전망이다.

서태지는 7집 컴백 직후인 지난 2004년 5월 한국 가수 최초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단독 공연을 가졌다. 또한 이번에는 오는 9월 27일에는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세계적 관현악단인 영국의 로열필하모닉오케스트와 합동 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이번 합동 공연에는 그룹 퀸을 위한 교향곡인 '퀸을 위한 헌시'를 만든 것으로 유명한 작곡가 톨가 카시프도 동참할 것으로 알려져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다른 점

서태지가 팬들과 오프라인 상에서 처음 만나는 순간이 이번에는 다르다.

4년 전 7집 컴백 당시 서태지는 팬들과 공항에서 처음으로 만났다. 일본에서 주로 7집 작업을 해 온 서태지는 2004년 1월 24일 일본 하네다 공항을 출발해 김포공항에 입국했다. 이에 따라 팬들은 그의 오랜만의 모습을 공항에서 처음 보게 됐다.

당시 서태지의 입국 장면을 지켜보기 위해 김포공항에는 무려 1500여명의 팬들이 한꺼번에 몰렸다. 또한 돌발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경찰 2개 중대 및 경호원 등 총 300여 명의 안전 요원이 투입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서태지가 국내에 머물며 새 음반 마무리 작업을 해 온 까닭에 팬들은 공항이 아닌, 오는 8월 1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릴 'ETPFEST' 콘서트를 통해 오프라인 상에서 처음으로 서태지를 만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공항에서 기다리는 가슴 설렘은 없겠지만, 서태지는 이번에도 'UFO' 및 '미스터리 서클' 이벤트 등을 통해 팬들의 조바심을 한껏 자극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연 형식 또한 다르다.

2004년 1월 말 컴백 당시 서태지는 사흘간의 단독 공연으로 가요계 복귀를 알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여러 가수들과 함께 하는 'ETPFEST' 콘서트를 통해 컴백을 공식적으로 전할 계획이다.

서태지 단독 공연은 아니지만, 'ETPFEST'(EErie Taiji People Festival, 기괴한 태지 사람들의 축제)란 이름처럼 서태지가 주축이 되는 'ETPFEST 2008' 콘서트에는 마릴린 맨슨, 유즈드, 드래곤 애쉬, 몽키 매직, 몬도 그로소, 데스 캡 포 큐티, 맥시멈 더 호르몬, 다이시 댄스, 클래지콰이, 에픽하이 등 한국, 미국, 일본 등의 거물급 실력파 아티스트들이 대거 출연할 예정이어서 팬들의 기대감을 한껏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앨범 발매 방법도 다르다.

서태지는 2004년 1월 컴백 당시 정규 7집 한 장을 발매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오는 29일 총 4곡이 실린 새 싱글을 발매한 뒤 또 다른 싱글 한 장과 정규 앨범을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서태지 컴퍼니 측은 "3장의 음반을 연속해서 선보이는 것은 그만큼 음악에 자신이 있기 때문"이라며 "서태지가 이번 3장의 음반에서 어떤 음악들을 선보일지는 밝힐 수 없지만, 매 음반 마다 각각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시도와 새로운 메시지를 통해 한국 음악신에 대변혁을 가져올 만큼 획기적인 음악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렇듯 4년 전과 같은 듯 하면서도 다른 방식으로 컴백을 시도하고 있는 서태지가 과연 이번에는 어떤 음악으로 얼마만큼의 앨범 판매고와 음악적 반향을 일으킬지, 그 결과가 자못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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