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국 야구대표팀이 베이징올림픽 야구 예선 첫 경기 미국전을 맞아 8대 7로 역전해 '케네디 스코어'로 물리쳤다. 야구에서 가장 손에 땀을 쥐게 한다는 8대 7의 승부는 늘 짜릿하다.
케네디 스코어는 말 그대로 미국 제 35대 대통령 존 F.케네디가 만들었다. 1960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나선 케네디가 TV 정책 토론회에서 한 발언이 유래가 됐다.
당시 한 기자가 스포츠에 대한 케네디의 관심을 알아보기 위해 "야구 경기에서 점수가 어떻게 됐을 때가 가장 재미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케네디는 즉시 "8대 7"이라고 답했다.
지루한 투수전도 아니고 한 팀이 10점 이상을 내 시시해지지도 않는 적당한 난타전과 역전극이 펼쳐지는 황금비율이 8대 7이기 때문이다. 그 이후 이 스코어를 케네디 스코어로 불렀다.
국내야구 명승부에서도 8대 7의 매력은 빛을 발했다. 1990년 플레이오프 해태와 삼성의 2차전. 7대 5로 앞선 해태는 9회초 2사1루에서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기 위해 '무적' 선동렬을 마운드로 올려 보냈다. 승리가 눈 앞이었다.
2004년 한국시리즈(현대-삼성)의 주인공도 케네디 스코어로 갈렸다. 4시간 시간제한 규정으로 3번이나 무승부가 나면서 무려 9차전까지 간 혈투였다. 삼성은 2회에만 8점을 내줬으나 더 이상의 실점을 막았고 7점이나 따라 붙었지만 끝내 무릎을 꿇었다. 빗속 응원을 끝까지 함께 했던 팬들은 "내 생애 가장 처절한 경기"로 회고했다.
한편 축구에는 '펠레 스코어'가 있다. 3대 2로 승부가 나는 경우를 말한다. 이 역시 '축구황제' 펠레가 "축구 경기는 한 골 차이의 승부가 가장 재미있고 그 중에서도 3대 2 스코어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말한 것이 유래다.
1994년 미국월드컵에서 한국은 2대 3으로 독일에 패했다. 당시 독일 언론들은 '최고의 명승부'라는 표현을 써 펠레 스코어의 긴장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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