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신입생 경험은 있을 것이다. 초등학교 신입생 때야 너무 어려서 사진으로밖에 기억나지 않지만, 그 이후의 신입생 시절들은 설렘반, 두려움반과 함께 ‘그래, 결심했어! 뭐든지 열심히 해야지!’하는 각오로 출발했던 걸 잊을 수 없다. 물론 작심삼일로 돌아가는 일도 계속 반복됐지만 말이다. 하지만, 스탠드 불 하나 켜 놓고 수첩에 빼곡히 계획표를 그려가며 밤을 새웠던 일들을 떠올리면 그 때만큼 마음가짐이 단단했던 적도 별로 없는 것 같다.
신입생 시절이 갑자기 떠오르는 건 바로 이 사람 때문이다. 바로 예능 신입생, 전진이다.
예능 신입생으로 입학한 전진을 보자. 얼마전까지만 해도 그룹 신화와 함께 가수로 활동하던 (물론 중간에 드라마 촬영도 살짝 있긴 했지만...) 그였다. 그러던 그가 요새는 각종 예능 프로그램의 고정 MC로 자리잡아 활동하고 있다. 처음에 그가 '무한도전' 하하의 공백을 채우는 제7의 멤버로 등장했을 때 솔직히 좀 어울리지 않는 듯했다. 마치 물과 기름처럼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그 물과 기름이었던 것이 오히려 컨셉트처럼 자리잡아버린 것 같다. 얼마 전 베이징 올림픽 특집에서만 봐도 그렇다. 뭔가 약간씩 부족한(?) 기존의 '무한도전' 멤버들의 어설픈 도전들에 평소 운동 잘하기로 소문난 전진의 완벽한 운동 실력이 합쳐져서 독특한 조화를 이뤄냈고, 그런 그도 어쩔 수 없이 스타일이 구겨져버릴 때의 모습,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빛과 자세만은 늘 진지해서 이것이 또 하나의 웃음 포인트가 됐지 않은가!
그렇다. 전진은 늘 이런 사람이다. 방송가에서 그와 방송을 해본 사람들은 그가 항상 진지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세상 모~든 일에 다 진지하게 임한다나? 잠깐 이야기를 옆길로 새자면 술자리에서 재미로 술 마시기 내기가 벌여져도 장난이 아니라 진심으로 진지하게 임해서 늘 일등을 한다나? 방송이 아닌 일에도 이러니 방송에선 오죽할까?
게다가 이렇게 열심인 프로그램이 한 두개가 아니란다. 이런 저런 프로그램의 진행자에 게스트로 일하느라 스케줄 수첩을 보면 셀 수 없을 정도로 빽빽하다고. 그 수첩을 본 방송 관계자 왈, ‘저러다 쓰러지는 거 아냐? 인간 맞아? 완전히 신인처럼 일하네’라고 생각했다고. 그러다 진짜 일을 냈다. 전진은 그 힘든 스케줄과 과로로 결국은 쓰러지고 말았다.
하지만, 우리의 예능 신입생, 전진에겐 결석, 조퇴, 지각은 없다. 링거 한대 맞고 초췌한 모습으로 녹화장에 나타났다. ‘저렇게 힘든데 잘 할 수 있을까?’하는 모두의 걱정을 무시하듯 녹화하는 내내 쌩쌩하게 날랐다. 녹화가 끝난 후, 아픈데 어떻게 그리 잘 했냐는 제작진 질문에, ‘약기운 때문에 오히려 더 잘 되던데요.’라는 센스있는 대답까지 하더란다.
전진을 떠올리면 난 항상 그를 처음 봤을 때가 기억난다. 신화가 처음 데뷔한 신인이었을 때, 어떤 프로그램에서 그들을 처음 봤었다. 녹화가 끝나고 신화에게 ‘수고하셨어요. 오늘 정말 잘 하셨어요’ 인사를 하고 헤어질 때였다. 여섯 명의 꽃미남들과 인사를 하면서 속으로 ‘정말 다들 멋지구나’라는 생각을 하는 동시에 ‘와~ 눈빛 참 강하다’라고 생각되는 한 명이 있었는데, 그가 바로 전진이었다. 그 강한 눈빛에서 읽을 수 있었던 건 ‘열정, 진지함, 다부진 각오’ 등등이었던 것 같은데... 전진은 그 때의 첫인상이 지금까지 변함없는 것 같다.
예능 신입생으로 다시 한 번 신인(?)의 자세로 돌아간 그가 앞으로도 그 열정이 변함없이 쭉쭉 전진하길, 그의 MC로서의 길도 쭉쭉 전진하길 바란다. 진심으로!
<이수연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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