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올림픽서 국기 거꾸로...수용소 항의표시?

박종진 기자  |  2008.08.21 16:21
↑ 오성홍기를 거꾸로 든 장쯔이

2008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때부터 잇따라 유명인이 오성홍기를 거꾸로 든 장면이 포착돼 구설수에 올랐다. 그 이유가 국기를 제작한 강제 노동수용소의 수감자들이 항의표시로 일부러 그렇게 제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대중국 인권방송 희망지성(SOH)은 21일 중국 상하이 민원인들의 사이트 '상하이 폭정망(暴政網)'에 올라온 글을 인용해 "중국의 강제 노동수용소인 '노동교양소(勞敎所)'에 수감자들이 항의하기 위해서 오성홍기를 거꾸로 꽂아서 제작했다"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국기를 거꾸로 매다는 것은 위기상황을 알려 도움을 구한다는 뜻이다.

SOH에 따르면 이 사실을 폭로한 상하이 한 네티즌은 칭푸 제1여자 노동교양소, 다펑 농장 노동교양소 등 상하이 내 여러 곳에 각국 국기를 생산하는 공장이 있으며 이번 올림픽에 제공된 것들 도 여기서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상하이 폭정망은 노동교양소에서는 수공이 간단한 상품을 만들며 매일 18시간 이상 노동에 배당받은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면 처벌을 받는다고 전했다. 또 가족과 전화나 면회도 할 수 없으며 음식을 안 주거나 폭행하는 경우도 다반사라고 폭로했다.

↑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서 린하오가 오성홍기를 거꾸로 들고 입장하고 있다 (SOH)


앞서 8일 개막식 당시 쓰촨 대지진 소년영웅 린하오(林浩)가 오성홍기를 거꾸로 들고 나왔다. 이어 10일에는 장쯔이(章子怡)가 어머니와 함께 중국 최고 미녀스타 궈징징(郭晶晶)의 다이빙 경기를 응원하고 국가 아쿠아틱센터를 나오다가 거꾸로 된 국기를 들고 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혀 망신살을 샀다.

한편 '노동교양', '노동개조'라고도 불리는 중국의 강제 노동제도는 경범죄자들과 정치범 등을 재판 없이 공안기관의 내부 결정으로 강제 수용해 노동을 시키는 제도다.

지난해 중국 공산당 제17차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사상 처음으로 중국 일반 민중 1만여 명이 공개서한으로 지도부에게 민주화를 요구했을 때도 이 제도의 폐지가 포함됐다. 그만큼 중국의 대표적 인권탄압 제도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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