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놈놈놈..8월 가요영화계, '희망'을 보다!

길혜성 김현록 기자  |  2008.08.27 12:16


오랜 침체의 늪에 빠졌던 국내 가요계와 영화계가 8월 한 달 동안 곳곳에서 '희망의 불빛'을 발견했다.

2000년대 이후 인터넷의 발달 및 MP3의 대중화가 급속화되며 가요계는 음반 판매 부문에서 오랜 불황을 겪었다. 밀리언셀러 시대는 옛 말이 된 지 오래고, 이젠 10만 장만 넘어도 '대박'으로 인정받는 시기가 됐다.

물론 모바일을 포함한 온라인 부문에서 음반 판매 부진을 어느 정도 만회한다. 하지만 가요 호황기이던 지난 90년대 중후반과 비교할 때, 가수들과 가요 기획사가 얻는 이익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가요계에 쏠리는 팬들의 관심도 90년대 중후반 보다 약해졌다는 게, 가요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평가다.

하지만 8월 가요계, 특히 음반계에 '희망'을 던져준 가수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서태지와 빅뱅이 그 대표적인 경우라 할 수 있다.

지난 7월 29일, 4년 6개월 만에 신보를 발표한 '90년대 문화대통령' 서태지는 새 싱글 타이틀곡 '모아이'의 인기에 힘입어 이달에도 음반 판매 호조를 이어갔다. 서태지는 이달 중순 이미 15만 장(이하 소속사 집계) 판매를 넘어섰고, 20만 장 달성도 눈앞에 두고 있다.

5인조 아이돌그룹 빅뱅도 지난 8일 발표한 세 번째 미니앨범 '스탠드 업'으로 음반 판매 10만 장을 이미 기록했다. 빅뱅이 이달 말부터 세 번째 미니앨범 타이틀곡이자 요즘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하루하루'의 방송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앨범 판매 호조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8월 한 달간은 섹시 3인방으로 불리는 이효리, 엄정화, 서인영이 각자의 개성을 살린 노래는 물론 눈길을 끌만한 패션 스타일까지 선보여, 가요팬들의 큰 관심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여기에 김건모, 쿨 등 걸출한 스타들까지 8월 한 달 동안 오랜만에 팬들 앞에 서며, 가요계는 질적으로나 관심도 부분에서 이전에 비해 한층 향상된 모습을 띄게 됐다.

영화계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스크린쿼터 축소와 함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대작에 밀려 이렇다 할 히트작을 내지 못했던 영화계도 7월 중순 개봉한 '놈놈놈'이 이달 중순 전국 관객 650만 명을 돌파하며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한국 영화 사상 최고인 20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놈놈놈'은 흥행 몰이 이외에도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 등 톱 배우들 한 작품에 동시에 캐스팅했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남르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또한 '놈놈놈'의 김지운 감독은 '만주 웨스턴'이란 이색 장르를 표방, 한국 영화 사상 유례없는 비주얼을 구사했다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한국 영화계는 오는 9월 개봉을 앞두고 있는 정재영, 안성기, 한은정 주연의 '신기전'과 10월 관객들과 만날 박해일, 김혜수 주연의 '모던 보이' 등 100억 원 이상의 제작비가 들어 간 새로운 스타일의 대작들이 '놈놈놈'이 살려 놓은 희망의 불씨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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