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족'을 위한 추석 TV영화 가이드

김현록 기자  |  2008.09.08 11:06


추석이 일요일이라 3일밖에 안 되는 이번 한가위 연휴. 고향으로 떠나기엔 교통체증이 부담스럽고, 극장으로 떠나기엔 인파가 부담스럽다면? 가장 무난한 대안은 바로 가족들과 함께 TV 앞에 앉아 '방콕족'으로 즐기는 것. 만사가 심드렁한 '귀차니스트'나 결혼 성화에 시골가기 싫어진 솔로들에게도 이는 마찬가지다.

더욱이 이번 추석은 줄어든 보너스와 가벼워진 주머니 사정 덕에 '방콕족'이 급증할 전망. 방송에선 온갖 추석 특집쇼가 나오겠지만 역시 명절엔 못다본 TV 영화를 챙겨보는 것이 제일이다. 포스터가 나붙은 화제의 신작 영화는 못 보더라도 실망하지 말지어다. 방콕족을 위한 추석 TV영화 콜렉션이 여기 있다.

지상파 3사의 추석 특집 영화는 액션과 코미디로 양분된다. 추석 명절에 가족 관객들이 주로 찾는 스크린 영화 취향이 브라운관에도 그대로 반영되는 셈이다. 특히 불과 한해 전 추석을 전후해 개봉했던 영화들이 대거 편성돼 기대감을 높인다.

아쉬운 최신작, TV영화로 '풍성'

추석 특집 TV영화가 시작되는 건 명절 연휴를 하루 앞둔 금요일 12일 저녁부터다. 액션영화 '미션 임파서블3'(MBC)는 유럽을 오가며 벌이는 대규모 스타일의 액션신과 톰 크루즈의 매력이 볼거리다. 이준익 감독이 그린 중년 밴드의 휴먼 드라마 '즐거운 인생'(SBS)는 가족이 함께하는 명절에 제격. 사회성 짙은 묵직한 영화가 보고 싶다면 실화를 바탕으로 한 '뮌헨'(KBS 2TV)을 추천한다.

연휴 첫날인 토요일 밤에는 정재영 송병호의 코미디 '바르게 살자'(SBS)와 박용우 이보영의 코믹 스릴러 '원스 어폰 어 타임', 손예진과 김명민의 스릴러 '무방비도시'(MBC)가 시청자를 찾는다. 극장에서 오래 걸리지 않은 영화라 궁금했던 이들에게 배우의 매력을 확인할 좋은 기회다. 김사랑의 매력이 돋보이는 섹시 코미디 '누가 그녀와 잤을까'(MBC)도 시청자들을 유혹한다.

추석 당일에는 코미디 영화 '상사부일체'(MBC)가 방송된다. 역시 명절엔 조폭코미디란 '상사부일체'는 정준호 정웅인 정운택 콤비가 흥행을 합작했던 전작 '두사부일체'와 '투사부일체'를 잇는 시리즈의 세번째 작품이다.

로맨스물도 빠질 수 없다. 오래된 연인들의 상황을 담백하게 그려낸 윤계상 김하늘의 '6년째 열애중'(KBS 2TV)이 시청자를 찾는다. 2006년 추석을 화려하게 장식하며 허영만 신드롬의 포문을 연 '타짜'(KBS 2TV)도 올 추석 TV 영화계를 노크한다.

기세 등등한 할머니들이 벌이는 좌충우돌 코미디 '마파도2'(SBS)도 함께 편성돼 경쟁을 벌인다. 결혼을 앞둔 권상우의 앳된 모습이 인상적인 유하 감독의 학원물 '말죽거리 잔혹사'(SBS)는 코미디 일색 추석 영화 가운데 더욱 돋보인다.

아쉬움이 묻어나는 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 15일에도 지난해 개봉작들이 대거 격돌한다. 드라마 '식객'으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는 SBS는 지난 추석 300만을 불러모은 영화 '식객'(SBS)을 추석 영화로 편성해 눈길을 끈다. 김래원과 김강우, 드라마와 영화를 비교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식객'과 달리 개봉 당시 별다른 빛을 보지 못했던 영화를 곱씹을 수도 있다. 미처 극장에서 보지 못했던 봉태규 정려원의 로맨틱 코미디 '두 얼굴의 여친'(MBC), 차승원 유해진의 콤비 코미디 '이장과 군수'(SBS)를 보며 웃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 될 터다.

케이블과 IPTV도 빼놓지 마세요~

지상파 3사에 만족하지 못한다 해도 괜찮다. 케이블과 IPTV의 다채로운 추석 특집 영화도 시청자들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눈에 띄는 추석 특집은 슈퍼액션에서 마련한 'ULTIMATE ACTION' 특집이다. 추석 내내 쉬지 않고 영화를 보고 싶은 '액션광'에게 추천한다. 13일 오전부터 무려 67시간 동안 29편의 액션 영화를 연이어 볼 수 있다. '일루셔니스트', '황혼에서 새벽까지', '쿵푸허슬' 등 나열하기도 힘든 동서양 신·구 작품들을 준비했다.

영화는 아니지만 채널 CGV의 '터미네이터' 특별기획도 주목된다. 블록버스터 '터미네이터'를 액션 어드벤처 시리즈로 만든 작품으로 추석 연휴 3일간 매일 낮에 3편씩 연속해 방송한다. 명작 영화가 어떻게 TV 시리즈로 바뀌었는지 궁금증을 해소할 기회다.

하나TV에선 추석이 낀 9월을 맞아 신작 영화들을 준비했다. 600만을 훌쩍 넘긴 올해 최고 흥행작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여전히 상영중인 공포영화 '고사:피의 중간고사'도 포함돼 있다. 비의 '스피드 레이서', '21', '클로버필드', '스텝업2-더스트리트',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천일의 스캔들' 등도 TV를 통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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