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 연예견 상근이 "사람이라면 타고난 연예인"

최문정 기자  |  2008.09.05 14:03
'상근이' 허비와 이웅종 소장 ⓒ홍봉진기자 honggga@

48kg의 늘씬한 몸매에 새하얗게 눈부신 외모(?)가 매력적이다. 고대하던 그의 등장, 모두가 입을 모아 외친다. "어머~ 너무 귀여워~" KBS 2TV '해피선데이'의 '1박2일' 코너 속 애칭 '상근이'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한 허비(이하 상근이)다.

그레이트 피레니즈 종이라는 상근이, 대형견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보니 정말 사람만했다. 힘은 사람보다 더 세 고집을 부릴 때는 대처가 쉽지 않다.

그러나 최근 만난 상근이의 견주이자 훈련담당인 이삭훈련소의 이웅종 소장은 "줄 풀리면 막무가내지만 상근이는 연예 활동하는 상황을 즐긴다"며 "상근이는 사람으로 치면 타고난 연기자다"고 말했다.

"상근이는 상당히 활동적인 편이다. 분위기도 빨리 익혀 어느 현장이든 쉽게 적응한다. 연예 활동이 맞는지 사람이 많아도, 플래시가 터지고 조명을 켜도 놀라거나 하지 않고 끄떡없다."

실제로 이날 카메라 앞에 선 상근이는 카메라를 명확히 응시하며 포즈를 잡는 등 어설픈 사람 이상의 끼를 보여주었다. 이웅종 소장도 "상근이는 포즈를 취해야 할 때와 연기 할 때를 안다"며 이를 뒷받침했다.

"상근이는 오케이 사인을 구분한다. 일정한 톤 등을 감지하는 것인데 현장에서 촬영을 하다가도 '오케이'하면 벌떡 일어난다."

"사람으로 치면 타고난 연기자"라는 말은 마냥 부풀린 거짓말만이 아니었다. 평소에는 명랑하고 활동성 있는 개지만 MBC '아현동 마님'서 설국이로 분해 소파나 침대 등에서 거의 잠만 자거나 기다리는 신 등을 멋들어지게 해내며 게으르다 싶을 만큼 침착한 이미지를 남겼다. 그 점잖던 개가 '1박2일'서는 냉소적인 모습을 보이고 CF서는 또 다른 연기를 선보이니 '국민견'이라 불릴 만큼의 인기가 몰리며 많은 이의 관심을 받게 됐다.

"행사장 등에 나가면 상근이 주라며 개 껌부터 햄, 소시지까지 다양한 선물을 준다. 개를 싫어하는 사람도 상근이는 모르는 사람이 없고, 개를 무서워하는 사람도 '상근이다~'라고 반가워한다."
함께 달리며 훈련하던 이웅종 소장과 상근이 ⓒ홍봉진기자 honggga@

그러나 지금의 상근이도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다. 상근이는 생후 7개월에 가정견 훈련을 통해 처음 이웅종 소장과 연을 맺었다. 2살 때 지역 개발로 상근이 원주인이 전원주택에서 아파트로 이사하게 되며 익숙하게 오가던 훈련소로 오게 된 것이 지금에 이르게 됐다.

"연기 활동을 나가게 되는 개들은 미리 카메라 테스트 등 환경 변화에 따라 체크를 하고 훈련 교육을 시킨다. 연예 활동에 맞는 견이 있기에 섭외가 왔다고 무조건 나가지는 않는다. 상근이의 경우는 촬영을 하게 되면 대본에 맞춰 미리 반복 훈련을 한다. 그래도 상근이가 말을 잘 듣는 편이라 훈련도 수월하고 함께 작업을 했던 사람들 모두 만족하는 반응이다."

작품에 앞서 훈련을 한다고는 하지만 상근이는 어렸을 때부터 동물 매개 치료활동 봉사를 다녔던 덕에 기본적인 교육들이 잘 돼있어 활동에 힘을 더한다. 본격적인 활동을 3살 때부터 했던 덕에 아이들을 좋아하고 사람들이 많은 환경에도 스트레스 받질 않아 상근이도 나가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덕분에 상근이는 한때 피부병 논란이 있기는 했지만 실제는 거의 병치레도 하지 않고 지금까지 연예 활동을 지속해 왔다. 또 현재 '상근 송'을 준비하고 있고 스토리를 제작해서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계획까지 있을 만큼 상근이도 주변에서도 연예계 활동을 즐기고 있다.

"상근이는 선천적으로 사회성이 있는 개인데다가 원주인이 사랑을 많이 줘서 사람 친화가 잘 돼있다. 게다가 어릴 때부터 그레이트 피레니즈 종의 특징도 있지만 상근이는 모두를 친구라고 생각한다."

상근이의 이러한 특성은 방송활동 뿐 아니라 봉사활동에서 특히 그 역량을 발휘한다. 상근이는 방송 활동을 하면서도 동물 매개 치료 활동 자원봉사는 한두 달에 한 번씩 꾸준히 지속해 왔다.

"현재 상근이 수입의 일부를 적립해서 매개 치료 활동에 쓴다. 상근이의 경우 유명성이 있어서 매개 치료 활동에 특히 도움이 된다. 안 그래도 사람들이 개를 이용하면 스스로 움직이려고 하는 데 상근이 만나러 가자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선다."

상근이는 컷 후에는 자유방랑 멋대로라고는 하지만 카메라만 돌았다 하면 연예인 아니 '연예견'으로서의 천부적인 역량을 보여준다. 동물 학대에 대한 우려가 있기도 했지만 활동을 파악하고 즐긴다는 상근이와 그런 상근이를 통해 더 큰 즐거움과 기쁨을 맛보게 된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상근이의 등장과 활약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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