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사영화제, '크로싱' 재조명? 몰아주기?

전형화 기자  |  2008.09.06 20:54

탈북을 소재로 한 영화 '크로싱'이 춘사대상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 등 8개 부문을 석권했다. 그러나 '크로싱'에 아역특별상까지 신설해 상을 수여하자 몰아주기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크로싱'은 6일 오후 7시 경기도 이천시 설봉공원 도자기 엑스포 야외특설 공연장에서 열린 제16회 춘사대상영화제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과 심사위원특별상, 감독상, 각본상, 촬영상, 미술상, 음악상, 아역특별상 등 8개 부문의 상을 거머쥐웠다.

'크로싱'은 임신한 아내의 약을 구하기 위해 탈북한 남자가 우여곡절 끝에 남한에 정착한 뒤 아들을 만나러 몽골로 떠나는 여정을 담은 영화이다. 탈북을 소재로 한 탓인지 '크로싱'은 흥행에서는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으나 이번 영화제에서 8관왕에 오르면서 재조명됐다.

특히 '크로싱'은 내년 2월 열리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 부문에 한국 대표로 선정된 터라 이날 수상으로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

하지만 이날 '크로싱'의 8관왕 석권을 놓고 영화계 일각에서는 볼멘 소리도 나왔다.

'크로싱'의 의의는 존중하지만 '추격자'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등 올 상반기 화제작을 제치고 주요상을 대부분 석권할 정도인지 의구심을 제기한 것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크로싱'이 탈북을 재조명한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8관왕에 오를 만큼 영화적 완성도가 다른 영화들보다 훨씬 뛰어난 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춘사영화제측은 이날 한류문화상 대신 아역특별상을 신설해 신명철에 트로피를 안겼다. 당초 신명철은 신인남우상에 후보로 올랐다. 몰아주기라는 의혹이 뒤따를 수 밖에 없는 지점이다.

심사위원대상과 아역특별상을 수상한 '크로싱'의 차인표와 신명철은 모두 뛰어난 연기를 선보였다. 하지만 상을 줄 바에는 남우주연상과 신인상을 안겼어야 했다.

춘사영화제의 '크로싱' 재조명을 축하하면서도 뒤끝이 개운하지 않은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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