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치 "4집으로 인생공부 톡톡..이제 날아야죠"

김지연 기자  |  2008.09.26 08:37
싱글 '사랑은 없다'를 발표한 가수 리치


"인생 공부 톡톡히 했으니, 이제 날아봐야죠."

가수 리치가 돌아왔다. 사실 그는 지난해 3년 만의 공백을 깨고 4집 '미치기 직전에 만든 앨범'으로 야심차게 컴백했다. 하지만 성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프로듀서로 첫 입문한 4집에 대한 음악적 평가는 호평 일색이었으나, 홍보의 중요성을 간과한 나머지 대중과 얼굴을 마주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음악이 좋은 것은 기본이고 마케팅, 홍보 등 모든 조건들이 맞아 떨어져야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사실을 절감했다"는 리치, 지난 1년 간 절치부심하며 첫 싱글 '사랑은 없다'는 준비했다.

"4집 덕에 인생 공부 톡톡히 했죠."

"4집은 독립해서 처음 만든 음반이라 내 음악 세계를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심했어요. 그래서 대중들이 이해 못하는 부분이 있었을 수도 있고, 무엇보다 음악만 좋으면 잘될 거라는 생각이 큰 착각이었어요."

하나의 음반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노래를 부르는 가수 외 홍보 담당자, 매니저 등 이들이 역할이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음악도 대중이 듣지 못한다면 소용없기 때문이다.

덕분에 인생 공부를 톡톡히 한 리치는 4집 때 부족했던 부분들을 곱씹으며 철저한 준비를 했다. 자신이 프로듀서 역할은 하되, 주변인들의 충고를 귀담아 들었다. 그뿐 아니다. 대중이 리치라는 가수에게 기대하는 음악은 뭘까라며 청자까지 고려했다.

"4집 때, 음악 좋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어요. 그것만으로도 만족스럽지만, 좋은 음악들을 사람들에게 들려줄 수 없다는 현실이 너무 슬펐어요. 다 내 자식 같은 노래거든요."

순간 리치의 얼굴에서 아픈 속내가 엿보였다. 열 손가락을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있을까. 산고를 겪으며 만든 노래들이 빛도 제대로 못 봤으니 아플 만도 하다.

"그래도 처음이었잖아요. 독립해서 첫 도전을 했다는데 의의를 둬요. 대신 이번만큼은 제대로 날아봐야죠. 하하하!"

싱글 '사랑은 없다'를 발표한 가수 리치

"18kg감량..요즘은 외모도 호감이어야!"

비 온 뒤 땅이 굳는다. 리치 역시 값진 경험 덕에 한층 생각의 깊이가 더해졌다. 각오도 더 단단해졌다.

"노래 뿐 아니라 모든 면에서 완벽해야 해요. 그래서 살도 뺐어요. 외모도 호감이어야 노래를 들어주시는 시대란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는 무려 18kg이나 감량했다. 얼마나 4집의 부진이 그에게 약이 됐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음반을 통해 '리치'란 가수가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나이는 어리지만 데뷔한지 벌써 10년이 훌쩍 넘은 중견가수에요. 게다가 독립까지 했으니 이제 나 자신에 대한 책임을 져야할 때에요."

데뷔 당시 12살 꼬마 아이가 어느덧 어른이 됐다. 떼쓰고 어리광 부리던 아이는 오간데 없다. 특히 "알다가도 모르는 게 사람 일"이라는 리치는 "현재에만 충실하고 싶다. 그러면 꼭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 믿는다"며 희망찬 미래를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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