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가 2007년 10대 레즈비언 16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레즈비언의 58.5%가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우리 사회에서 성적소수자의 심리적 고통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수치다.
최근 트렌스젠더 연예인 장채원과 게이로 '커밍아웃'을 선언한 김지후가 자살로 생을 마감해 성적소수자의 가슴 아픈 삶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이전에도 한번 이상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지난 7일 숨진 채 발견된 고 김지후는 평소 성정체성으로 고민하다 고등학교 시절 자살을 시도했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다.
고 김지후는 지난 6월 한 여성월간지와 인터뷰에서 "고등학교 때 첫사랑이었던 남자 친구와 손을 잡고 다니다가 학교에서 소문이 돌아 '괴물'로 낙인찍혔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이 사실을 알게 된 남자친구의 부모가 호주 이민을 선택했고, 고민을 나누던 유일한 친구가 떠나자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다 자살기도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어 "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급격히 체중이 불었다"고 마음고생이 심했음을 토로했다.
실제 고 김지후는 당시 체중이 급격히 늘었고, '팥차 다이어트'로 40kg 이상을 감량한 후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 출연해 화제가 됐었다.
'커밍아웃'을 선언한 린지 로한도 2번이나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 미국의 연예 전문 잡지 '스타'지는 2007년 5월 로한의 친구와 인터뷰를 통해 이 사실을 보도했다. 로한의 친구는 "사고 전 주에 뉴욕 시에서 로한이 "나는 죽고 싶다(I just wannt to die!)"라고 소리를 지르며 처음에는 칼로 손목을 자르려는 시도를 하다가 친구가 제지하자 약병을 들고 욕실로 뛰어 들어 갔었다"고 전했다.
이어 "욕실에서 로한이 울면서 '나를 그냥 놓아둬라. 죽고 싶을 뿐이다'라고 소리를 지르며 약을 병 채로 마시겠다고 위협까지 했고, 결국 같이 있던 사람이 욕실 문을 부수고 들어가 그녀를 구출해냈다고 보도했다. 이후에도 로한은 교통사고 노출 절도 자살시도 등 다양한 사고를 터트리면서 불안정한 정신상태를 보였다.
트랜스젠더 영화배우 이시연도 한 때 자살을 기도했다고 알려졌다. 그는 영화 '두사부일체''색즉시공'에 출연했고 예쁘장한 외모로 '제 2의 하리수'로 불리고 있다. 그는 성전환수술 후 '이대학'이라는 본명을 버리고 이시연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해 왔다.
이시연은 지난 1월 기자회견을 갖고 "수술하기 전까지 몇 번에 자살기도를 했었다. 지옥 같았고 죽고 싶었던 너무 힘들었던 시간들이었다. 마지막에 죽으려고 했을 때 문득'이렇게 죽을 바에는 내가 원하는 여자가 되어보자'는 생각이 들더라"고 고백했다.
트랜스젠더 연예인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하리수도 고 김지후의 자살소식이 알려지자 착찹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8일 한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성적 소수자들은 주변 사람들의 농담이나 악플로 인해 큰 상처를 받는다"며 "나 역시 여자가 되기로 결심했을 때부터 연예인이 되고 난 이후까지도 수백 번 자살을 결심했다. 나를 지켜준 남편이나 가족이 없었다면 나도 예전에 목숨을 끊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은 연예인뿐만 아니다. 지난 6월 케이블채널 tvN '커밍아웃'에 소개된 23살의 박지연씨(가명)는 "중학교 때 성정체성을 깨닫게 된 이후 심한 죄의식으로 고통을 겪기도 했고 20살 무렵엔 자살까지 기도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 프로그램에서 자신이 레즈비언임을 당당히 선언하며 "이제는 편견과 따가운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은 마음 뿐"이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 프로그램은 서구의 연구결과를 인용, 청소년 자살 중 동성애자 비율이 무려 30%에 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청소년 동성애자 중 77%가 자살 충동을 느끼고, 47%는 실제로 자살 시도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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