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워즈야? 페스티벌이야?'…'SDF 2008'시상식 이모저모

최문정 기자  |  2008.10.14 20:23
'SDF 2008' 수상자와 시상자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서울 드라마 페스티벌 2008(이하 'SDF 2008')이 14일 오후 6시부터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렸다. 올해로 3회를 맞은 SDF 2008의 시상식은 최수종과 유진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SBS를 통해 생방송으로 방영됐다.

SDF 2008은 한국을 넘어 드라마를 사랑하는 세계인들이 함께 하는 자리다. 이날의 현장 역시 뜨거운 열기로 행사에 몰리는 관심을 증명했다.

특히 이번 SDF 2008은 아시아, 아메리카, 유럽, 중동 등 전 세계 33개국 152작품이 출품돼 예심을 치렀으며 아프리카 지역에서의 첫 출품이 이루어지는 등 예년에 비해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시상식에서도 국경을 넘어 총13개 부문 21개 작품이 수상의 영광을 누리며 '전 세계 드라마 축제'라는 점에 힘을 실었다.

영어, 불어, 아랍어, 중국어, 한국어 등 소감으로 들려온 다양한 언어만큼이나 다양한 사람들의 참여가 의미를 더했던 SDF 2008 시상식의 이모저모를 정리해본다.

어워즈야 페스티벌이야? 'SDF'로!

서울드라마페스티벌 2008.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적으로 알린 행사 명칭이었으며 이전의 행사에서도, 여러 보도 자료에서도 수차례에 걸쳐 밝힌 행사명이었다.

그러나 이날 진행된 시상식은 이전의 행사와는 달리 '서울드라마어워즈 2008'이었다. 세트도, 방송 멘트도 '서울드라마어워즈'로 통일됐다.

이날 현장을 찾은 취재진은 혼란에 빠졌다. '어워즈'와 '페스티벌', 분명 다른 이름이니만큼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 것이다. 몇몇은 현장을 따라 '어워즈'라는 단어를 택했으며 몇몇은 이제까지의 행보를 이어 '페스티벌'이라는 단어를 택했다. 아예 'SDF'라는 중립을 택한 측도 있었다. 이름은 그 행사의 얼굴이자, 중요한 가치다.

어떻게 보면 단어 하나의 문제일 뿐이라고 사소하게 넘길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가장 중요한 것에 소홀했음을 SDF 2008은 분명 반성하고 넘어가야 할 숙제다.

"스타와 함께 즐기는 드라마의 모든 것" 기획 의도는 확실히 지켰다

'enjoy star & story', SDF 2008이 내건 슬로건이었다. SDF 2008은 "기존의 드라마 시상제도에서 벗어나 드라마 스타와 시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페스티벌로 바뀌었다"며 당당한 포부를 밝혔다.

이 말은 현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수많은 스타들이 오후 4시부터 시작된 레드카펫을 통해 SDF 2008 시상식에 참여했다.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등 다양한 국적의 드라마 팬들이 모여 전 세계의 드라마 인이 함께한 현장의 열기를 온몸으로 즐겼다.

그러나 시상식 현장을 메운 일부 드라마 팬들이 스타를 제대로 '즐기는' 모습은 주위의 우려를 사기도 했다. 현장의 일부 관객이 몇몇의 연예인에 지나치게 몰입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이다.

일부 팬들은 상황에 관계없이 몇몇 연예인의 이름을 연호했다. 일례로 최불암의 수상에도 꼼짝 않던 이들이 정원창의 등장과 퇴장에 기립하는 모습 등은 하나로 모이자던 현장의 열기를 흐트러뜨리기도 했다.

이날 현장에 함께 한 관객들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한 사람들 가운데 추첨을 통해 선정됐다. 주최 측은 연령층과 출신 국가 등을 배려해 선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양했던 관객에 비해 어수선했던 분위기와 지나치게 몇몇 스타에 집중하는 모습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무대는 '화려', 현장 관객에 대한 배려는 '빈약'

SDF 2008 시상식이 펼쳐진 서울 여의도 KBS홀은 화려하게 빛났다. 한국의 미를 충분히 보이면서도 현대적인 아름다움 역시 놓치지 않았다.

시상자가 등장하는 통로 역시 무대 마련에 앞서 고민했을 주최 측의 노력이 고스란히 엿보였다. 시상자들이 스크린 가운데 마련된 입구로 영상의 터널을 지나 등장하는 모습이 연출됐던 것이다.

그러나 아름다운 시상식장과 시상식을 위한 노력이 곳곳에서 묻어나던 주최 측의 공로에도 불구하고 현장 관객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음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우선 SDF 2008은 시상자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영상이 펼쳐지는 가운데 등장하는 아름다움을 택한 대신에 현장 관객을 위한 자막을 포기했다. 스크린 하단 중간이 문으로 뻥 뚫리며 자막을 지워버린 것이다.

또 수상자들의 소감이 방송에서는 동시통역으로 전달됐지만 현장에서는 통역도, 자막도 제공되지 않았다. 덕분에 "고맙습니다"라는 짧은 한 마디에 현장 관객이 크게 환호하는 이색적인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짧게나마 한국말로 소감을 준비한 수상자는 그 어느 수상자보다 큰 호응 속에 더욱 큰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서울 드라마 페스티벌은 올해로 3회를 맞았다. 한류를 이끌고 있는 한국 문화의 선봉에선 것이 한국 드라마 인 만큼 앞으로 펼쳐나갈 미래에 대한 기대가 더욱 큰 행사다.

이번 행사에서 보여준 다양한 시도와 장점들을 더욱 발전시키고 아쉬움을 보완해 진정으로 '전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전 세계의 드라마 축제'로 이름을 드높일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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