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용이 누구냐? 우선 그는 현재 MBC '베토벤 바이러스'의 혁권 역으로 출연 중이다. 극 중에서 혁권은 콘트라베이스 연주자이자 두루미(이지아)의 대학교 선배다.
혁권은 치매 갑용(이순재), 똥덩어리 희연(송옥숙), 카바레 용기(박철민)등과 함께 프로젝트 연주 단원으로 있으나 사실 강마에(김명민)가 이끄는 시향 오디션에 당당하게 합격한 실력파기도 하다. 그의 실제 실력은 어떨까. 서희태 예술감독은 그의 실력을 이렇게 평가했다.
"현악기가 제일 어려워요. 근데 정석용은 정말 열심히 했나 봐요. 지금은 악보도 읽을 줄 알고, 오디션 보는 장면에서는 '합창 4악장'을 직접 연주도 했어요. 대단한 노력이죠."
이런 칭찬에 정석용은 "저 그 곡 하나만 할 줄 알아요"라며 겸손을 떤다. 정석용은 현재까지 16회 동안 두 세 시간 씩 콘트라베이스 레슨에 열중했으며 '베바'를 마칠 때까지 레슨을 받을 계획이다. "처음에 자세 잡게도 힘들던 걸요. 그래도 콘트라베이스가 좋아 졌어요. 극이 끝나도 계속 하고 싶네요."
'베바'에서 약간은 신경질적인 그러면서도 아내와 딸을 마음 속 깊이 사랑하는 가장 역을 맡은 정석용. 퉁명스런 말투와 슬쩍 머리를 긁는 손짓. 그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자연스러운 연기를 넘어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을 정도로 사실적이다.
"일상 속에서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더 많이 지적받을 수 있어요. 누구나 다 알기 때문에. 그래서 일상 연기를 하려면 모든 걸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꼼꼼히 되긴 하죠. 그렇다고 튀는 역이 덜 힘들다는 건 아니고 일상 연기는 그만큼 세세한 부분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거죠."
늙어 보이는 외모 탓에 오해를 받고 있지만 정석용은 71년생으로 이병헌(70년 생) 보다 어리고 배용준(72년 생) 보다 고작 한 살 많은 총각이다.
그는 총각이지만 극 중에서 가장 역할을 해야 하는 만큼 이해가 되지 않아 머쓱할 때도 많았다고 고백했다.
정석용은 그럴 때면 상황에 자신을 놓고 상상한다고 말했다. "다행히도 아내로 나오는 황영희랑 평소 누나, 동생 사이로 지내 연기가 좀 더 자연스러울 수 있었죠." 그가 황영희보다 동생이란 사실에 또 한번 놀랬다.
실제로 정석용은 혁권과 닮은 구석이 있다. 정석용은 28살에 군대를 다녀오고 숭실대학교 경영학과를 다니던 당시 연극 무대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 "늦깎이였죠. 전공도 아니었고요. 하지만 동아리 활동으로 접한 연기가 내가 놓치면 평생 후회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는 결국 혁권처럼 늦은 나이에 도전, 98년 연극 '강거루군'으로 대학로에 입성했다. 그의 배우 생활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8년 전인가. 극장에 관객이 3명 있었는데 공연을 했어요. 사실 배우가 관객 수보다 많을 때 저희보다 관객들이 민망해해요. 공연이 끝나고 그들과 술 마시면서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게 참 제게 배움을 줬던 거 같아요."
연극과 텔레비젼이 다른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TV는 돈이 꼬박꼬박 들어와요"라며 씨익 웃는다. 그만큼 연극 무대는 춥고 배고팠다. 하지만 그런 역경이 있었기에 지금 그는 명품 조연으로 인정받고 있다.
정석용은 10년 동안 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곳곳에 흔적을 남겼다.
관객들은 그의 이름을 알진 못해도 '왕의 남자'에 칠득이, '복면 달호'의 조 실장, '라디오 스타'의 박기사, '마이 뉴 파트너'의 배 형사로는 기억한다.
'베바' 혁권이도 기억될 것 같다. "그 콘트라베이스 켜는 그 아저씨. 혁권이던가"
이름이 아닌 배역으로 기억되는 배우 정석용. 그의 이름을 이제 기억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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