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풀 vs 허영만, '원 소스 멀티 유스'의 대가들①

김건우 기자  |  2008.10.29 10:02
만화가 강풀(왼쪽) 허영만 ⓒ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충무로에 소재가 고갈되는 가운데 각광받는 두 명의 만화가가 있다. 바로 강풀과 허영만이다.

올 겨울 만화가 강풀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MBC 드라마 '그대를 사랑합니다',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 영화 '청춘만화'가 관객들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만화가 강풀은 충무로에서 가장 각광받는 만화가 중 한 명. '아파트' '타이밍' '바보' 등 그동안의 작품들이 모두 판권이 팔렸고 일부 작품들은 영화로 제작이 됐지만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반면 허영만은 영화 '타짜'는 700만 관객돌파, '식객'은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만화 원작도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허영만은 이미 1997년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비트'를 통해 만화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최근에는 SBS에서 '타짜'를 재구성한 드라마가 방영중이고 '타짜 4부 벨제붑의 노래'를 원작으로 한 영화 또한 제작 준비 중이다.

두 만화가의 작품은 모두 '원 소스 멀티 유스'(One Source Multi Use)의 좋은 예를 보여줬다. '원 소스 멀티 유스'는 충무로 불황 타계의 하나의 대안. 다매체, 다채널 시대의 도래에 의해 영상물에 대한 수요가 대폭 증가하는 현실에서 일정 시차를 두고 지상파, 위성방송, 영화로 다원화해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초반비용을 제외하고는 매체 확대비용이 많지 않아 효율이 무척 높다. 하지만 두 만화가의 극과 극의 결과물은 접근 방식에 있어 문제가 있었음을 반증한다.

우선 안병기 감독은 강풀의 '아파트'를 각색을 할 때 고민을 많이 했다. 강풀 만화는 영화적 구성처럼 이뤄져 있어 각색이 쉽지 않고 둘째 이미 결말이 노출되어 있어 어떻게 차별화를 둘까 고민을 한 것이다. '아파트' 제작사 관계자는 "영화는 원작 각색에 문제점이 있더라도 결과물에 대한 책임은 감독에게 있기 때문에 안병기 감독이 고민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이에 비해 허영만 작가 작품을 원작으로 한 작품들은 아직까지 큰 실패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원작의 에피소드를 그대로 차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 두 작가의 역량의 차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결과다. 과연 어떤 점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일까?

첫째는 영화와 드라마, 장르의 문제다. 과연 강풀의 만화가 드라마보다 영화로 더 매력적이었을까. 강풀 만화의 특징은 회를 거듭할수록 서서히 클라이맥스로 몰아붙인다는 것. 따라서 두 시간이란 짧은 시간 안에 모든 것을 담아야하는 영화보다는 드라마에 더 어울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점에서 강풀의 동명원작을 바탕으로 한 최불암 나문희 주연의 MBC 드라마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둘째는 작품의 분량이다. 강풀의 만화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책으로 출간됐을 때 다섯 권을 넘기지 않는다. 반면 허영만의 만화 '타짜'는 7권, '타짜 4부'는 14권, '식객'은 20권이 넘게 출간이 됐다. 허영만의 만화는 많은 분량만큼 에피소드가 풍부하기 때문에 그 중에 재미있는 것을 뽑아 묶음으로써 새로운 작품으로 재창조하기 더 쉽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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