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본 없는 '1박2일'.."60%가 편집, 수습이 힘들어"

인제(강원)=최문정 기자,   |  2008.11.02 12:00
KBS 2TV '해피선데이'의 '1박2일'코너 촬영 현장 <사진출처=KBS>

"사람 많은데 별일은 없겠죠" 1년여의 시간 속에 믿음과 여유로 뭉친 KBS 2TV '해피선데이'의 '1박2일'코너 제작진의 말이다.

'1박2일'은 지난 31일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에서 진행된 KBS 2TV '해피선데이'의 '1박2일' 코너 녹화를 진행했다. 2008 혹한기 대비 캠프라는 주제로 취재진에겐 베일에 쌓여있던 '1박2일'이 언론에 그 속사정 을 처음으로 공개하는 날이라는 점에 더욱 의미가 컸다.

그러나 이날 '1박2일'팀은 "대본은 없냐", "자세한 일정표 좀 줄 수 없겠냐"고 부탁하며 떠나기에 앞서 일정을 정리하려는 취재진에 아주 간단한 종이 한 장짜리 일정표를 주며 "대본은 없다. 이것도 그나마 기자들을 주기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것"이라는 말로 막막함을 선사했다.

'1박2일'의 이명한 PD는 "'리얼'이기 때문에 대본을 준비 할 수가 없다. 평소에는 나눠드린 것보다 더 간단한 대략적인 일정만 나온다. 순서정도는 알아야 진행을 할 테니 강호동에게는 일정을 일러주기도 하지 만 그것도 상황에 따라 다르다. 기본적으로는 멤버 누구도 모르고 대본 자체가 없다. 예전엔 촬영 전날이 면 줄기차게 전화해서 어디 가냐고 묻더니 이젠 멤버들도 적응을 해서 묻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명한 PD는 "상황만 만들어주는 것으로 대본은 없다. 이번 촬영 같은 경우는 가장 큰 틀인 혹한기 대비 캠프, 장치는 아침에 먹이는 것이 만들어진 상황이다. 평소에는 취침은 복불복으로 한다 등 상황파악과 이에 따른 것들만을 사전 기획 한다"며 "'1박2일' 100 중 30% 정도만 만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더해 이 PD는 "그나마 제어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이나 마음먹었던 대로 진행되는 건 그 중의 50%도 안 된다. 코너의 사이즈가 커지며 연출진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생명력이 생겼다. 기획의도로는 연기자나 편집자 제어가 가능하나 이제는 연기자가 주인이 됐다. 하자고 한다고 100% 따라오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

이어 "사실 촬영은 어려워지지만 최대한 그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선에서 진행하며 애써 자르고 제어 하려고도 하지 않는다"며 "여기까지 오는데 시간과 공이 많이 들었다. 이제는 믿음으로 함께 하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또 이명한 PD는 "덕분에 상황을 벌려놓긴 쉬운데 쓸어 담기가 어려워졌다"며 "'1박2일' 촬영에 들어가는 인풋 100% 중 60%가 편집이라면 30%가 기획, 10%가 촬영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명한 PD는 "'1박2일' 한 번 촬영 나가면 2주 분을 찍는데 테이프 4~500개가 소모된다. 그걸 PD 세 명이서 3일 꼬박 편집 한다"고 밝혔다.

이어 "금요일과 토요일 1박2일로 촬영을 한 후 일요일 하루 쉬고 월요일부터 화요일까지 다음 촬영 분 기획회의를 한다. 이어 작가들은 현장 답사를 떠나고 PD들은 편집을 한다"고 밝히고 "기획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싶으나 뒷감당을 위해 어쩔 수 없다"며 "일주일이 8-9일이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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