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목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극본 홍진아 홍자람·연출 이재규)가 오는 아쉬운 12일 종영을 앞뒀다.
'베토벤 바이러스'는 오케스트라 지휘자 강마에(김명민 분)의 독설과 명연기로 일찌감치 화제가 됐지만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따스한 명대사들도 많다. 독설을 걷어낸 '베토벤 바이러스'의 주요 명대사들을 정리해 봤다.
◆"이기적이 되어야 합니다. 여러분들은 너무 착해요, 아니 착한 게 아니라 바보입니다. 부모 때문에 자식 때문에 애 때문에 희생했다? 착각입니다. 결국 여러분들 꼴이 이게 뭡니까. 하고 싶은 건 못하고, 생활은 어렵고, 주변 사람들 누구누구 때문에 희생했다. 피해의식만 생겼잖습니까.
이건 착한 것도 바보도 아니고 비겁한 겁니다.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만들 수 있는 백가지도 넘는 핑계 대고 도망친 겁니다, 여러분들은. 이젠 더 이상 도망칠 데도 없습니다. 보시다시피 벼랑 끝 옥상이에요. 그런데도 굳이 나는 안 되겠다 하시는 분들 잡진 않겠습니다. 가세요. 마지막으로 도망칠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저 쪽문은 제가 잠갔습니다. 도망은 이쪽 난간으로 치시기 바랍니다."
-포기하려 했던 단원들을 옥상에 집합시킨 후
◆"솔로 희연씨가 합니다. 와서 솔로 연주하세요. 막힌 속 뚫어 드리겠습니다. 예쁜 이름이네요, 정희연."
첫 연주를 앞두고 남편에게 끌려가던 '똥덩어리' 첼리스트 정희연에게 솔로를 맡기며
◆"지금부터 연주할 윌리엄 텔 서곡은 오페라의 서곡으로서 14세기 오스트리아가 스위스를 지배했을 때 거기에 대항했던 농민들의 반란을 그린 작품입니다. 우리 공연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진 것 없는 사람들도 이만큼 할 수 있다. 반란을 보여줄 겁니다. 충분히 그럴 거라고 전 믿습니다"
-오합지졸 단원들과의 첫 공연을 앞두고, 단원들에게
◆"아니야 할 수 있어. 넌 원래 베이스가 탄탄하고 거기다 요새 너 하루 네 시간 자면서 아르바이트 한다면서? 플루트를 딱 석 달만 그렇게 해봐. 영재 콩쿠르 1등 할 수 있어. 내가 누구냐 이든아, 나 서울시향에서 오보에 수석 지낸 사람이야. 이런 콩쿠르 심사 많이 해 본 사람이야. 그건 내가 보증한다니까. 넌 할 수 있어. 전설적인 플루티스트 그걸 왜 남을 시켜. 네가 피땀 흘려 모은 돈 쏟아 부으면서, 그 좋은 걸 왜 남한테 주냐구. 네가 그냥 직접 돼 버리면 되잖아, 전설이."
-큰 돈을 벌어서 자신처럼 돈 없어 음악을 못하는 아이들을 도와주겠다며 플루트를 그만 둔 이든에게, 오보에 주자 갑용.
◆나처럼 편견, 아집에 고집만 센 사람은 안 돼. 걔 망쳐. 무엇보다 나 따라다니면 쟤 기껏 해 봐야 나처럼 밖에 안 돼. 변방의 지휘자, 영원한 에이 마이너. 그렇게 되기엔 너무 아까운 애야. 이제 눈떴으니까 늦기도 늦었고. 늦은 만큼 빨리 좀 날게 해줘. 부탁한다.
-라이벌 정명환에게, 건우를 제자로 받아달라며
◆"최소한 싸워 볼 수는 있겠죠. 나 나름대로 배운 사람입니다. 돈은 안 부러워도 품위, 자존심, 명예 나한테는 목숨 같은 것이고. 헌데 그런 내가 정신을 놓을 거라고요? 똥 오줌 싸지르고, 아무한테나 욕지거리 하고, 불이나 지르고, 히죽히죽 웃으면서 동네방네 헤매고 다닐 거라고요? 그리고 그런 자신을 내가 기억도 못할 거라고요? 그건 지옥이요. 내가 어떻게 그런, 추한, 개만도 못한. 나 치매 아닙니다. 못해요 그런 거."
-치매라며 오케스트라를 나가라는 강마에에게, 오보에 주자 갑용
◆"그때였습니다. 옆방에서 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생전 처음 들어보는 아름다운 음악이었죠. 정말입니다. 꿈인지 환상인지 모르겠는데, 난 그때 거기서 오케스트라를 봤습니다. 그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있는 먼 훗날의 나도 봤습니다. 구원이었죠. 위로였고, 힘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지휘자가 되었습니다. 그때 제가 받았던 위로를, 그 힘을, 여러분도 같이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공연을 보러 온 수재민 관객 앞에서, 가난하고 힘들었던 죽어버리고 싶었다며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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