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CP "PD는 장사꾼 아니다" 토로

최문정 기자  |  2008.11.24 15:42
한국방송드라마PD협회의 이은규 회장과 이창섭 MBC 간사, 김영섭 SBS 간사, 이강현 KBS 간사 <사진출처=MBC>

김영섭 SBS 드라마국 CP가 "드라마를 자본의 문제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성토했다.

김영섭 CP는 24일 낮 12시 서울 여의도 KBS 별관 근처의 한 식당에서 한국방송드라마PD협회(회장 이은규 전 MBC 드라마 국장) 주최로 마련된 기자간담회에 SBS 간사 자격으로 참여했다. 방송 3사 드라마 고위 관계자와 방송 출입 기자진이 방송 드라마 환경 위기 속 대책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댄 자리였다.

이날 김영섭 CP는 "방송 3사의 드라마 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경쟁 심화에 따라 드라마가 경제 원리에 의해 판단되고 있다. 소모적인 경쟁을 하고 있다"며 "PD는 장사꾼만이 아니지 않은가"라고 강조했다.

김영섭 CP는 "드라마 산업이 한류 산업의 중추인데 자본의 문제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돈으로만 따질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좋은 작품을 제대로 만들 수 있는 현실이 될 수 있으려면 자기반성과 변혁도 중요하지만 거품을 빼고 드라마 제작 환경을 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드라마가 상업적으로 무한 경쟁을 하고 배우들 출연료만 무한대로 올라가니 괜한 드라마만 폐지되고 있다"며 "제작비 2억 들여 만들었는데 광고 2-3개 붙으면 적자나는 장사 아니겠나. 좋은 드라마를 만들 수 있는 여건이 무너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영섭 CP는 또 "외주사를 살리겠다고 했지만 결과론적으로 봤을 땐 방송사와 외주사 전부 다 망하게 생겼다. 콘텐츠의 다양성을 추구한다지만 적자가 많이 나니 제작할 엄두를 못 낸다"고 밝혔다.

김영섭 CP는 "잘 나갈 땐 몰랐는데 상황이 안 좋아지니 문제가 크게 드러나고 있다"며 "이렇게 나서게 된 것도 너무 일방적으로 왜곡된 상황을 바로잡자는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대형 블록버스터는 여전히 건실한 외주사에서 진행하는 한편 인프라로 투입할 수 있는 신인의 양성은 산업보다 문화적 논리로 지상파가 키우는 등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산업적 논리에 편향돼 외주사에 지나치게 의존해 있는 것들을 풀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은규 한국방송드라마PD협회장은 이날 "'드라마 위기'라고는 했지만 그동안 누적돼 오던 게 있어서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심각하다"며 "상황이 생각보다 상황이 심각하고 다급하다고 판단됐다. 뼈를 깎는 자기반성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 회장은 "현재의 '드라마 위기'는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드러난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2005년 '대장금' 등이 인기를 모으며 한류붐이 본격화된 때부터 시작됐다"며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불경기에 무너졌던 드라마가 경기가 회복돼도 일어나지 못하고 더 무너질 수도 있겠다 싶어 다급하다고 판단하게 됐다. 서로 간에 상황 인식과 의견 교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 드라마 PD협회는 이를 위해 좀 더 구체적인 대안 마련과 의견 교환을 목표로 오는 12월 1일 오후 3시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TV 드라마 위기와 출연료 정상화'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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